신동빈 롯데회장은 롯데쇼핑 등 7개 계열사서 총 181억7800만원 수령
[금융소비자뉴스 김태일 기자]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지난해 그룹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며 그룹 고문역과 퇴직금 명목으로 65억원에 달하는 거금을 챙겼다. 아시아나항공 34억여원, 아시아나IDT 21억여원, 금호산업 9억여원 등이다.
그룹 핵심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이 매각되는 심각한 경영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퇴직금으로 만 51억(퇴직소득+기타 근로소득)을 챙겼다. 박 전 회장에게 해당 금액이 지급된 시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보인다. 하지만 부실경영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면서 수십억의 보수를 받아 나오는 행태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전 회장은 지난 2017년에도 금호타이어 경영에서 손을 떼며 고액퇴직금을 받아 논란이 된 바 있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사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박 전 회장에게 지난해 총 34억3900만원을 지급했다. 급여 1억6800만원, 기타 근로소득 11억9200만원, 퇴직금 20억7900만원을 합친 금액이다. 아시아나항공은 퇴직금은 임원퇴직금 지급 규정에 따라 퇴임 당시 월 평균 보수 6500만원에 근무기간인 8.4년 및 직급별 지급 배수를 곱해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기타 근로소득은 퇴직금의 일부로 보면 된다.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통매각된 아시아나IDT는 박 전 회장에게 총 21억2900만원의 보수를 지급했다. 급여 1억3000만원, 퇴직금 10억7800만원과 기타 근로소득 7억5300만원 등이다.
그룹 지주사인 금호산업으로부터는 총 9억1600만원을 타냈다. 고문역으로 받은 급여 6억6300만원에 상여 2억5300만원을 얹어줬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전 계열사에서 상무 이상 임원에게 퇴직 후 고문역이나 자문역을 2∼3년 요청하고 있다”며 “박 전 회장도 그룹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고문역으로 보수를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합 64억8400만원이다. 비상장회사에서 받은 보수를 고려하면 그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고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2월 전 임원의 일괄사표 제출 등 특단의 대책을 내놓은 데 이어 3월에는 사장 100%, 임원 50%, 조직장 30%의 급여를 반납하는 등 대책 수위를 한층 높였다. 전 직원은 4월부터 최소 15일 이상의 무급휴직을 사용하게 된다. 그만큼 임금도 평소의 절반으로 받는다.
앞서 지난해 3월 28일 박 전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이 감사보고서 문제로 시장에 혼란을 빚은 사태에 책임을 지고 그룹 경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그룹 회장직, 아시아나항공 및 금호산업 대표이사·등기지사직, 금호고속 사내이사직을 모두 내려놨다.
연봉 1위, 롯데 신동빈 ‘181억’...못 해도 수십억, 그들만의 리그
박삼구 회장이 수십억의 퇴직금을 받았지만, 급여는 14억원 정도로 그룹 총수 그룹에선 많은 수준이 아니다. 이들 가운데 연봉 상위권은 100억대를 가뿐히 넘긴다.
한국거래소와 코스닥에 상장된 기업에서 연간 5억원을 넘게 받은 임원의 보수가 같은 날 공개됐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0대 그룹 총수 중 가장 연봉을 많이 받은 이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다. 신 회장은 롯데쇼핑을 비롯한 7개 계열사에서 총 181억7800만원을 받았다. 2018년 구속 수감으로 7개월치를 반납해 받은 78억1700만원에서 두 배 넘게 뛰었다. 2017년에는 152억원을 받았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124억6100만원을 받아 그 뒤를 이었다. 지난해 말 GS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난 허창수 명예회장은 90억4100만원,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70억4000만원, 정의선 부회장은 51억8900만원을 받았다. 최태원 SK 회장은 ㈜SK와 SK하이닉스 등에서 총 60억원의 연봉을 수령했다. 구광모 ㈜LG 대표는 지난해 53억9600만원을 받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 수감됐던 2017년 3월부터 ‘무보수’ 원칙을 지키고 있다. 지난해에도 급여를 받지 않았다.
지난해 4월 유명을 달리한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에게는 한진칼, 대한항공 등 5개사에서 퇴직금만 602억5900만원이 지급됐다. 급여 및 상여 99억4000만원을 더하면 총 701억9900만원을 받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