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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대 상습도박 '철창행' 정운호, 코로나 위기에 '은근슬쩍' 경영 복귀
100억대 상습도박 '철창행' 정운호, 코로나 위기에 '은근슬쩍' 경영 복귀
  • 박도윤 기자
  • 승인 2020.03.27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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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해외원정 도박 사건 및 법조계 전방위 로비 혐의 포착...구속수감돼 작년 12월까지 수형 생활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이사

[금융소비자뉴스 박도윤 기자] 복귀설이 무성하던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이사가 결국 경영에 복귀한다. 지난 2015년 해외원정 도박 사건으로 구속수감되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지 4년여 만이다. 정 대표는 해외 원정 도박 혐의로 구속돼 복역을 하다가 지난해 말 출소했다.

'정운호 게이트'라고 불리며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던 인물이었던 터라, 그가 복직한 후 한동안은 안팎의 시선이 따가울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처리퍼블릭은 27일 서울 강남구 섬유센터에서 제11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대주주인 정 씨를 신규 이사로 선임 후,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 선임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네이처리퍼블릭은 2016년 9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뒤 실적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네이처리퍼블릭의 최대주주인 정 대표가 경영에 본격적으로 복귀하면서 네이처리퍼블릭 실적 반전을 꾀할 것이라고 바라보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 측은 정 대표의 복귀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위기 상황과 시장 불확실성에 적극적이고 과감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와 함께 책임 경영을 바라는 임직원과 주주들의 뜻이 반영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른바 '정운호 게이트'는 정 대표가 100억대 상습도박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보석이나 집행유예를 조건으로 거액의 수임료를 제공해 판사, 검사에게 청탁 로비를 한 사건이다. 앞서 2015년 해외원정 도박 사건 및 법조계 전방위 로비 혐의가 포착되며 '정운호 게이트'를 불러일으켰고, 이후 구속수감돼 지난해 12월까지 수형 생활을 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경영 정상화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의 역할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정 대표는 “대주주로서의 책임을 통감하며 기업 신뢰도를 회복하고 초심으로 돌아가 새로운 기회를 찾고자 다시 이 자리에 서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우선적으로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고, 나아가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혁신적인 제품 개발을 통해 K뷰티의 재도약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현장의 일부 직원들은 정 대표의 복귀가 "코로나위기에 편승한 것 아니냐"면서 꼭 달갑지 만은 않은 분위기다. 화장품의 경우 소비자와의 밀접한 도박·뇌물 등 부도덕한 혐의에 연류된 만큼 기업 신뢰도가 추락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뷰티 시장에서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진 만큼 오너리스크가 자칫 불매 운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이사

◇정운호, 2015년 원정도박 혐의로 구속되며 상황 급반전...사건은 ‘정운호 게이트’로 불릴 정도로 파장 일으켜

앞서 정 대표는 지난 2003년 '더페이스샵'을 론칭해 LG생활건강에 매각한 후 2010년부터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를 맡아 '로드샵 신화'를 이룬 바 있다.

정운호 대표는 ‘화장품 업계의 미다스 손’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왔다. 2003년 정 대표는 더페이스샵을 론칭하며 초기 국내 중저가 브랜드 숍 열풍을 일으킨 주역으로 뷰티업계에서 주목받았다.

더페이스샵은 설립 2년 만에 매출 1500억 원을 돌파하며 업계 1위 브랜드로 올라서는 등 국내 화장품 시장에 새로운 신화를 썼다. 2005년 더페이스샵을 LG생활건강에 매각한 뒤, 2010년 네이처리퍼블릭 지분 100%를 사들이면서 업계에 복귀했다. 이후 네이처리퍼블릭을 브랜드숍 업계 5위권 진입에 안착시키며 그의 성공 신화는 영원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2015년 원정도박 혐의로 구속되면서 상황은 급반전 됐다. 이 혐의로 1년의 실형을 선고 받아 2016년 출소 예정이었지만 정 대표가 브로커까지 동원해 법조계에 전방위 ‘구명 로비’를 펼친 혐의가 추가로 포착되면서 사건은 ‘정운호 게이트’로 불릴 정도로 파장을 일으켰다.

여기에 자신이 연루된 원정도박 사건과 민사 소송에서 유리한 결과가 나오게 해 달라며 차량과 100억원 상당의 현금을 건네는 등 현직 부장판사를 비롯한 법조계 전방위에 구명 로비를 벌인 혐의 등으로 기소돼 추가 징역형을 받았다.

한 순간에 성공 신화의 주역에서 ‘상습 도박자’에 이어 ‘뇌물 공여자’의 오명이 붙게 됐다. 그는 4년 4개월의 복역 생활을 마치고 지난해 12월 초 만기 출소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출소 반년 전부터 그의 경영 복귀설이 언급돼 왔다. 정 대표가 지난해 7월 네이처리퍼블릭 관계사인 오성씨엔씨와 세계프라임의 대표이사 겸 사내이사로 취임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같은 소문은 기정 사실화 됐다.

정 전 대표의 복귀설은 그가 출소하기 반년 전부터 수면 위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지난해 7월 경 그는 수감 중에도 네이처리퍼블릭 계열사인 세계프라임과 오성씨앤씨 사내이사로 선임된 것이다. 당시 네이처리퍼블릭 측은 "해당 관계사의 계획된 청산 절차를 밟기 위해 절차상 이뤄진 것"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경영 복귀를 위한 발판 마련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정운호 전 대표가 복귀하기에 앞서 자신의 경영을 준비하기 위한 '물갈이'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이에 "해당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경기 침체와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상의 어려움이 더해짐에 따라 불가피하게 면세점 판매 직원의 인원 감축을 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지난해 말 곽석간 대표와 정숙진 이사회 의장의 임기가 만료된 상태인데도 재선임과 후임자를 결정하지 않으면서 평소와는 다른 행보를 보였다. 당시 네이쳐리퍼블릭은 “관련 법규와 정관에 따라 정기주주총회의 종결에 이르기까지 임기를 연장할 수 있으며 이전과 달리 인사를 서두르지 않고 주총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고 결국 이번 주총에서 정대표는 복귀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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