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아 초등생 소송’ 한화손보, 피도 눈물도 없나?...결국 고개 숙여
‘고아 초등생 소송’ 한화손보, 피도 눈물도 없나?...결국 고개 숙여
  • 김태일 기자
  • 승인 2020.03.25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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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0만원 구상금 소송 취하...강성수 대표 “사망자 배우자 귀국 및 자녀 성년될 시 보험금 지급”
▲​강성수 한화손해보험 대표이사 / 한화손보 제공
​강성수 한화손해보험 대표이사 / 한화손보 제공

[금융소비자뉴스 김태일 기자] 한화손해보험이 고아가 된 초등학생을 상대로 수천만원의 구상금을 요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자 급하게 대표 명의의 공식 사과문을 냈다. 한화손보는 소송을 취하했으며, 향후 해당 초등생을 상대로 구상권을 청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화손보를 향한 시선은 여전히 차갑다.

한화손보는 25일 강성수 대표 명의 사과문을 통해 “최근 국민청원에 올라온 초등학생에 대한 소송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과 당사 계약자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전날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고아가 된 초등학생에게 소송을 건 보험회사가 어딘지 밝혀주세요!’라는 글이 게재됐다. 25일 오후 4시 기준 16만명 넘게 동의했다.

해당 청원 글에 따르면, 사건의 발단은 2014년 6월 발생한 과실비율 50:50의 쌍방과실 교통사고다. 자동차 운전자가 오토바이를 들이받아 오토바이 운전자가 사망했다. 자동차 운전자는 한화손보에 가입해 있었는데, 한화손보가 사망한 오토바이 운전자 자녀(ㄱ군)에게 구상금을 청구한 것이다. ㄱ군은 불과 2008년생이었다.

한화손보는 사망자 측에 총 1억5000만원의 보험금을 지급했다. 이 가운데 6000만원(40%)은 사망자 자녀의 후견인(고모)에게 사고 발생 이듬해인 2015년 10월에 지급됐다. 나머지 9000만원(60%)은 사망자의 배우자에게 지급될 예정이었으나, 배우자는 베트남으로 출국해 연락두절 상태였다. 이에 따라 해당 금액은 보험사가 지급 유보 상태로 6년째 보관하고 있다.

문제는 한화손보가 오토바이 운전자 과실에 해당하는 분에 대해 ㄱ군에게 구상금 변제를 요청한 것이다. 그 금액은 제3자인 자동차 동승자 치료비와 합의금으로 보험사가 쓴 5300만원의 절반인 약 2600만원. 당시 오토바이 운전자는 무면허·무보험 상태였고, 사망자에게도 일부 귀책사유가 있기 때문에 배상금을 사망자 측에서 부담해야한다는 주장이다.

▲청원 시작 하루 만인 25일 기준 동의자 16만명을 넘겼다 /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갈무리
청원 시작 하루 만인 25일 기준 동의자 16만명을 넘겼다 /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갈무리

결국 보험금은 법정 비율에 따라 일부만 지급하고 구상금은 전액 사망자 자녀에게 청구한 것이다. 거대 보험사가 돈 몇 천만원 때문에 벌인 이같은 비상식적 행태가 사회적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해당 사건을 다룬 각종 언론사 기사 댓글을 중심으로 한화손보에 대한 ‘불매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다. 관련자 및 임원을 문책하라는 경고성 주장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대표 명의의 사과 역시 급한 불을 끄겠다는 태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청원 글 역시 보험사가 ㄱ군 어머니(사망자의 배우자)가 돌아오지 않아 배우자 몫의 9000만원을 지급하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구상금을 청구했을 것이라 지적했다.

이후 ㄱ군이 한화손보에 구상금을 연 12%의 이자까지 붙여 내야한다는 법원의 이행권고 결정이 나왔다. 당시 ㄱ군이 14일 내로 이의 신청을 사지 않으면 평생 연 12%의 이자를 한화손보에 내야 할 처지였다. 이 역시 현실적으로 미성년 자녀가 직접 정식 절차를 밟기 힘들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흡한 판결이다.

이같은 사실은 한문철 변호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한문철TV’를 통해 알려졌다. 이 내용이 국민청원까지 이어졌다. 이후 많은 언론 보도를 통해 세부 내용까지 공론화되자 대표까지 등판해 부랴부랴 진화에 나선 것이다.
 
한화손보는 “소송은 정당한 법적 절차에 따랐으나, 소송 당사자의 가정 및 경제적 상황을 미리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다”며 과정상의 미흡함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당사는 소송을 취하했고, 향후에도 미성년 자녀를 상대로 구상금 청구를 하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다만 “미성년 자녀의 모친이 직접 청구하지 않는 이상 배우자에 대한 보험금을 지급할 적절한 방법이 없다”면서 “언제라도 권리자가 청구하거나 법적 절차에 문제없는 방법이 확인되는 경우 즉시 보험금을 지급하겠다. 미성년 자녀가 성년이 되고 정당한 권리를 취득하면 역시 보험금을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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