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김태일 기자] 카카오가 결국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 뛰어든다. 한진가(家) ‘남매의 난’ 참전에 선을 그었던 기존 입장에서 선회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게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이달 27일로 예정된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주주총회 의결권 행사와 관련해 “사업 협력관계와 국내외 의결권 자문기관의 의견을 고려해 결정하겠다”고 20일 밝혔다.
카카오는 지난해 12월 대한항공과 고객 가치 혁신과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양해 각서(MOU)를 체결하고 다양한 사업을 공동 추진키로 합의했다. 당시 의결권 있는 한진칼 지분 1%를 매입했다. 이후 추가 지분도 매입했다. 이 때문에 카카오는 당초 조 회장 측 우호 지분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최근 추가 매입한 한진칼 지분 일부를 매각 처분하면서 더 이상 조 회장의 ‘백기사’를 자처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당시 카카오는 “코로나19 확산과 금융시장 불확실성에 미리 대응키 위해 여러 비핵심자산을 매각했다”며 “경영권 분쟁에 개입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카카오는 주총에서 기권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사실상 조 회장 편에 서겠다는 방침을 재차 정한 것이다. 뺐던 발을 다시 담갔다. 이에 카카오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했을 뿐, 의결권 행사를 포기하겠다고 한 적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카카오는 입장 선회에 대한 명확한 이유는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현 한진그룹 경영을 맡고 있는 조 회장과 우호 관계를 다져놓는 것이 이득이라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더군다나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 국내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대신지배구조연구소(DERI) 등이 연이어 조 회장을 지지하고 나서면서 카카오가 남매의 경영권 분쟁에서 조 회장이 승리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