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600억달러’ 통화 스와프 체결...환율 시장 ‘급한 불’ 끄나
한-미 ‘600억달러’ 통화 스와프 체결...환율 시장 ‘급한 불’ 끄나
  • 김태일 기자
  • 승인 2020.03.20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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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기간 최소 6개월...한은 “달러 유동성 확보로 불안심리 완화”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금융소비자뉴스 김태일 기자] 한국과 미국 간 통화 스와프가 체결됐다. 외환시장에서 달러 유동성이 부족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자 증시 안정화를 위해 양국 간 전격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19일 오후 10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양자 간 600억달러(약 76조8000억원) 규모의 통화 스와프 계약을 체결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한은은 이를 통해 조달한 미 달러화를 시중에 즉시 공급할 계획이다. 기간은 최소 6개월로, 올 9월 19일까지다. 상황에 따라 연장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화 스와프는 미리 약정된 환율에 따라 상대국 통화를 빌려올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 이번 스와프 체결로 한국과 미국은 필요 시 자국 통화를 상대방 중앙은행에 맡기고 외화를 꺼내 쓸 수 있다. 말 그대로 화폐를 교환(swap)하는 것이다. 한국은 환율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고, 보다 수월하게 달러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로써 코로나19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지속적 불안세를 보이는 외환시장을 다소나마 진정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달러 유동성 공급이 원활해진다는 점 외에도 미국과의 통화 스와프 체결 자체가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기축통화인 달러를 본원통화로 하는 미국이 경제 기반이 탄탄하다고 판단하는 국가를 대상으로 통화 스와프를 체결하는 만큼, 외환시장의 불안심리를 보다 빠르게 잠재울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한은은 “이번 통화 스와프는 최근 급격히 악화된 글로벌 달러 자금시장의 경색 해소를 목적으로 한다”며 “최근 달러화 수급불균형으로 환율이 급상승하는 국내 외환시장 안정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을 밝혔다. 또 주요국 중앙은행들과 공조해 금융시장 안정화 노력을 지속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 가치는 전날보다 달러당 40원 하락한 1285.7원으로 마감했다
지난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 가치는 전날보다 달러당 40원 하락한 1285.7원으로 마감했다

이번 한-미 통화 스와프 계약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8년 10월 300억달러 규모 계약에 이어 두 번째다. 당초 6개월 기한으로 계약했지만 2차례 더 연장되면서 결국 2010년 2월에 종료됐다. 당시 스와프 계약으로 달러 유동성에 대한 불안심리가 잦아들고 급등세를 이어갔던 원-달러 환율도 안정화됐다. 계약 체결 당시 1468원까지 상승했던 원-달러 환율은 계약 종료 시점에 1170원으로 하락하며 안정세를 찾았다.

이번 미국과의 통화 스와프 체결로 한은은 총 8개국과 통화 스와프 계약을 맺게 됐다. 캐나다, 미국, 스위스, 중국, 호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아랍에미리트(UAE) 등이다. 이들 국가와 맺은 통화 스와프 금액은 총 1932억달러에 달한다. 지난 2월말 기준으로 약 4000억달러 정도였던 외환보유고가 6000억 달러 규모로 늘어난 것이다. 아세안(10개국)+3국과도 384억달러 규모의 다자간 통화 스와프(CMIM)를 체결한 상태다.

연준은 캐나다, 영국, 유럽(ECB), 일본, 스위스 등 5개국 중앙은행과 이미 통화 스와프를 맺고 있다.

연준은 이날 한국을 포함해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호주, 뉴질랜드, 브라질, 멕시코 중앙은행 및 싱가포르 통화청 등 9개국과 추가적으로 통화 스와프 계약을 맺는다고 발표했다. 연준은 “글로벌 조달 시장에서 (달러 확보 어려움 등) 압박을 완화해주기 위한 것”이라며 “이를 통해 각국이 가계와 기업에 국·내외적으로 달러 조달 고통을 덜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난 19일 10년8개월 만에 최고치인 장중 1300원 가까이 오른 원-달러 환율은 20일 오전 현재 12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서울 외환시장 종가(1285.7원)에서 30원가량 내린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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