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백종국 기자]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마스크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20번 이상 세탁해도 차단 성능이 유지되는 마스크가 개발되어 관심을 모은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신소재공학과 김일두 교수 연구팀이 세탁 후에도 KF80~94 필터 급 효율이 유지되는 나노 섬유 필터를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직경 100~ 500 나노미터(nm) 크기의 나노 섬유를 십자 모양처럼 직각으로 교차하거나 일렬로 정렬시키는 '절연 블록 전기 방사법'으로 만든 필터이다. 애초 미세먼지 방지용으로 개발된 이 필터는 기공 크기가 작고 동일해 기존 필터보다 얇은 두께로 동일한 차단 효율을 낼 수 있고 통기성이 좋아 숨쉬기에도 편하다.
기존 멜트블로운 필터는 섬유가 무작위로 얽힌 부직포 형태로서, 기공 크기가 천차만별이어서 작은 입자까지 차단하려면 여러 장의 필터를 겹쳐야만 했다. 또 섬유 표면에 형성된 정전기가 수분에 닿으면 사라져 마스크를 착용한 지 일정 시간이 흐르거나 세탁하면 필터 효율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다.
특히 이번에 개발된 나노 섬유 필터는 에탄올이나 비누로 여러 차례 세척해도 입자 차단 성능이 유지됐다.
KAIST 측은 “연구팀이 필터를 비누로 20번 이상 손세탁하고 에탄올에 3시간 이상 담가놨는데도 필터 구조가 변하지 않고 초기 성능 대비 94% 수준의 성능이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4000번 이상 반복적으로 굽혀도 KF80 이상의 차단 효과가 있을 정도로 필터의 내구성도 뛰어나다. 면 마스크 일체형과, 필터 교체형 두 가지 형태로 개발됐다.
필터 교체형은 면마스크 안에 필터를 넣어 교체할 수 있는 형태로, 필터 차단 성능은 KF80~94 수준이다. 필터 당 10∼20회 에탄올 스프레이나 비누로 씻어 재사용하면, 필터 2∼3개로 한 달 이상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연구팀은 지난해 2월 KAIST 창업회사 '김일두 연구소'를 차려 1시간에 폭 35㎝, 길이 7ｍ의 필터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다. 하루 평균 마스크 필터 1500장을 제조할 수 있는 시설이다.
김 교수는 2018년 미세먼지를 막는 나노필터에 대한 특허등록을 마쳤으며 생산기술연구원 등 국내 정부 출연연구기관에서 성능에 대한 인정을 받은 상태다.
김 교수는 "에탄올 소독이나 가벼운 손세탁으로 재사용이 가능해 마스크 품귀 현상과 마스크 폐기에 따른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 등 관련 절차를 거쳐 제품화해 양산 설비를 증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