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 “미국 모펀드의 경영내용, 설정담보 내역 공개해야”
[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교보증권이 미국사모펀드의 환매 연기를 승인하면서 ‘라임사태’와는 다르다고 해명하고 나섰지만, 투자자들은 교보증권의 설명은 투자자들을 안심시키려는 면피용 설득에 불과하다는 반응이다.
교보증권은 미국의 모 펀드가 유동성난을 들어 환매연기를 요청해 이를 받아들였다고 하지만, 환매 중단으로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점에서 라임이나 KTB 환매중단과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교보증권 사모펀드운용부는 105억 원 규모 ‘교보증권 로얄클래스 글로벌M’ 사모펀드의 만기를 6개월 연장했다고 펀드 가입자들에게 통보했다.
이 펀드의 예상수익률은 연4.8%으로, 애초 환매 예정일은 이달 6일이었으나 미국 글로벌M펀드에서 환매 연기사유가 발생해 만기에 환매해주지 못하고 연기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이는 자산운용을 포함해 회사 내부에 중대한 문제가 생겼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미국의 모 펀드는 유동성에 일부 차질을 빚으며 제때 채권을 상환하지 못하자, 6개월 만기연장을 판매사인 교보증권에 요청하고 교보증권이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교보증권은 펀드 고객에게 보내는 안내서에서 “담보자산을 통해 현금화가 가능하지만 회수 절차 등 문제가 있고 급격한 매각 과정에서 상당한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WBL에 유동성 문제가 생기긴 했지만 정상 영업하고 있어 환매 기간을 6개월 늦추는 것을 차선책으로 보고, 만기 연장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해당 펀드는 미국 `Tandem Credit Facility Fund`라는 역외펀드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로 현지 중소상공인 대출을 기초로 하는 채권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
교보증권 측은 단순 유동성 문제라며 미국 모 펀드의 사기, 부정혐의를 받는 라임의 환매연기 등과 전혀 다른 사안이라고 강조한다. 또한 최근 KTB자산운용의 100억 원 규모의 사모펀드가 미국 모 펀드의 지급정지에 환매를 중단한 것과도 다르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교보증권 사모펀드 투자자들은 회사측의 설명만으로는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일부 투자자는 교보증권이 투자자들을 안심시킬 수 있도록 구체적인 자료 뒷받침 아래 미국 모펀드의 경영내용, 설정담보 내역 등을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3일 KTB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사모펀드 'TCA글로벌크레딧전문투자형KTB'는 같은달 12일 만기상황을 앞두고 있는 투자자들에게 환매 중단을 통보한 바 있다.
당초 이 펀드는 미국 TCA자산운용의 기업대출 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형 상품으로 만기 상환만 가능한 일명 폐쇄형으로 설정된 상품이다.
만기까지 10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급히 환매가 중단된 데는 TCA가 운용하는 모(母) 펀드가 회계 부정으로 SEC의 조사를 받으면서 지급이 정지됐기 때문이다. 혐의는 기준가 조작 가능성이 제기된다. 모펀드의 자금 설정 규모는 2000억 원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