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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사상 최저 1% 되나?...한은, ‘임시 금통위’ 개최 시사
기준금리 사상 최저 1% 되나?...한은, ‘임시 금통위’ 개최 시사
  • 김태일 기자
  • 승인 2020.03.13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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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금리 결정 나오는 18일 전후해 확정할 듯...0.25%p 인하 유력
▲이주열(가운데)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 한국은행 제공
이주열(가운데)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 한국은행 제공

[금융소비자뉴스 김태일 기자] 한국은행이 임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개최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오는 18일 근방에 임시 금통위를 열고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 인하폭으로는 0.25%p가 유력하게 꼽힌다.

한은은 13일 기자단에 “임시 금통위 개최 필요성에 대해 현재 금통위원들 간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한국은행법상 임시 금통위는 의장이나 금통위원 2명 이상의 요구가 있을 때 열린다. 한은은 개최 여부나 시점은 정해진 게 없다며 확정되면 재공지하겠다는 방침이다. 한은이 임시 금통위를 열어 금리를 조정한 적은 2001년 9·11테러,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각각 0.5%p, 0.75%p 내린 두 번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으로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대폭락하고 실물경제가 휘청이며 시장 불안이 높아지는 상황에 금통위 내부에서도 긴급 조치 필요성이 제기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일 세계보건기구가 코로나19 위기 단계를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격상해 선언하면서 공포는 곧바로 시장에 반영됐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10% 가까이 미끄러지고, 유럽 주요국 증시 역시 크게는 16%까지 고꾸라졌다. 한국 코스피 역시 개장과 동시에 6% 넘게 떨어지면서 ‘사이드카’가, 코스닥 시장에서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다음 달 9일로 예정된 금통위 정례회의를 한 달 가까이 당겨 임시회의 개최를 고심하는 것도 이처럼 빠른 속도로 하강하는 세계 경기 국면을 한은이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12일(현지시각) 다우지수가 폭락한 뉴욕증권거래소 화면 / 연합뉴스
12일(현지시각) 다우지수가 폭락한 뉴욕증권거래소 화면 / 연합뉴스

시장은 한은이 주말 글로벌 시장 상황과 오는 17~18일(현지시각) 미국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결정을 지켜보고 회의 일정을 확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한다. FOMC의 금리 결정은 한국시간으로 19일 새벽에 단행된다.

FOMC가 지난 3일 기준금리를 0.50%p 끌어내린 데 이어 또다시 0.50~0.75%p의 추가 ‘빅 컷’을 결정할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한은 입장에선 환율을 지키고 자금 유출을 막기 위해 FOMC 인하 폭에 발맞춰야 할 필요성도 고려해야 한다.

임시국회 회기 종료일인 오는 17일 국회가 추가경정예산 처리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감안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정·통화정책의 공조 효과를 내기 위함이다.

앞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4일 간부회의를 주재한 뒤 “통화정책만으로 코로나19의 파급 영향을 해소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정책과의 조화를 고려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0.25%p 이상의 인하 폭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과거 두 차례 임시 금통위에서 0.50%p 이상의 ‘빅 컷’이 이뤄진 적은 있지만, 외국인들이 주식을 대량매도해 자금이 유출되는 현 상황에서 큰 폭의 금리 인하는 자금이탈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 급속한 원화 약세도 부담이다.

자금이탈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이달 들어 6조원 규모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13일에는 국채선물 가격이 급락하는 등 채권시장에서의 이탈 조짐도 보인다.

부동산 문제도 무시 못 한다. 금리 인하로 돈이 풀리면 자금이 부동산 투자로 몰릴 가능성이 크다. 한은이 여태껏 금리 인하를 망설인 까닭이다.

기준금리의 절대 수준이 낮다는 점도 중요 요인이다. 현재 기준금리는 1.25%로 과거 임시 금통위를 열었던 2001년, 2008년 당시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빅 컷’을 단행하면 기준금리가 0%대에 진입하게 되는 셈이다. 이번에 0.25%p만 내려도 기준금리는 1.0%로 사상 최저수준이 된다.

시장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0.50%p 인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0.25%p 인하는 경기 부양이나 증시 회복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다만 이번 임시회에서 0.25%p만 내릴 경우 4월 정례회의를 기점으로 추가 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한은은 이날 윤면식 부총재 주재로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열고 미국 등 주요국 주가 급락 상황과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한 뒤 “필요시 공개시장운영 등을 통해 시장 안정화 조치를 강구할 예정”이라며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정책 수단을 적극 활용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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