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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歐증시, ‘검은 목요일’ 쓰나미에 ‘도미노 붕괴’
美·歐증시, ‘검은 목요일’ 쓰나미에 ‘도미노 붕괴’
  • 김태일 기자
  • 승인 2020.03.13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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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3대 지수 나란히 약 10%↓...유럽 주요국 증시 10~16% 미끄러져
▲미국 뉴욕증시 중개인이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와 관련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한 다음날인 12일(현지시간) 전광팡을 들여다보는 등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 로이터
미국 뉴욕증시 중개인이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와 관련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한 다음날인 12일(현지시간) 전광판을 들여다보는 등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 로이터

[금융소비자뉴스 김태일 기자] 글로벌 증시에 검은 쓰나미가 덮쳤다. 지난 9일(현지시각) ‘검은 월요일’의 여파가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사흘 만에 ‘검은 목요일’이 세계 증시를 강타했다.

12일 미국과 유럽 증시가 10% 안팎으로 연이어 무너져내리면서 각국 증시는 넋이 나갔다. 곧 개장하는 아시아권 증시에도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증시는 1987년 ‘블랙 먼데이’ 이후 최악의 주가 하락폭을 보였다. 33년 만에 검은 월요일에 버금가는 공포를 다시금 맛봤다. 세계적 금융위기를 맞았던 2008년 수준은 이미 뛰어넘었다.

사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위기 단계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정점을 찍으면서 촉발됐다. 지난 12일 세계보건기구(WHO)가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H1N1) 이후 11년 만에 팬데믹을 선언하면서 세계 투자자들이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놓으며 술렁였지만, 각국의 ‘경제팀’이 뾰족한 수를 내놓지 못함에 따라 투자자들이 대거 투매에 돌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보인 코로나19 대응책은 오히려 폭락세에 불씨를 당겼고, 유럽중앙은행(ECD)이 내놓은 경기 부양책 역시 시장 불안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었다.

▲12일(현지시간) 거래 종료 이후 뉴욕증권거래소 화면 / 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거래 종료 이후 다우지수가 폭락한 뉴욕증권거래소 화면 / 연합뉴스

트럼프의 ‘제로’ 급여세율, 연준의 0.5%p ‘빅컷’...전부 무용지물

이날 뉴욕증시는 시작부터 불안한 조짐을 보였다. 개장 5분 만에 S&P 500지수가 대폭락하며 15분간 주식 매매를 잠시 멈추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지난 9일 이후 사흘 만에 또다시 발동된 것이다.

서킷브레이커는 투자자들에게 이성을 찾을 시간을 벌어줌으로써 주식시장 안정을 도모하려는 취지의 조처다. 그러나 하강 질주하는 증시의 관성을 잡아두지 못했다. 결국 거래는 9시50분 재개됐지만 낙폭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이날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9.99%(2,352.60p) 하락한 21,200.62에 거래를 마감했다. 2,013.76p(7.79%) 떨어진 사흘 전 월요일 때의 낙폭을 웃돈다. 하루 만에 2만3000대에서 2만1000대로 급격히 미끄러진 것이다. 이는 지난 1987년 ‘블랙 먼데이(-22.6%)’ 이후 최대 낙폭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하락 추세라면 2만선 붕괴도 머지않았다는 분석이 다수 나온다.

스탠더스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나란히 쪼그라들었다. S&P500지수는 9.51%(260.74p) 깎여 2,480.64에, 나스닥지수는 9.43%(750.25p) 하락한 7,201.80에 각각 장을 마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0일 의회를 찾아 3000억 달러(약 358조원) 규모의 급여세 인하를 제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있었으나, 이날 증시에는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전날에도 백악관 집무실에서 TV 대국민 연설을 통해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적극적 대응을 예고했지만, 투자 심리 경색을 진화하기에는 충분치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이날 대규모 '긴급 수혈' 계획을 발표했다. 연준의 ‘공개시장조작’을 담당하는 뉴욕연방은행은 12일 홈페이지 성명을 통해 12일, 13일 이틀에 걸쳐 1조5000억달러의 단기유동성을 시장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약발’이 제대로 먹히지 않은 모양새다. 정부와 중앙은행이 연이어 증시 폭락에 대한 긴급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이미 공포로 오염된 시장 심리를 정화하기엔 힘이 달렸다.

잇따른 폭락으로 세계 경제 타격에 한몫 하고 있는 국제유가도 이틀 연속 폭락세를 이어갔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4.5%(1.48달러) 떨어진 31.50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가까스로 30달러 선을 방어했다. WTI는 지난 9일 24.6% 급락 뒤 다음날 10.4% 급반등했고, 11일에는 다시 4.0% 급락세로 돌아서는 등 출렁이고 있다.

▲유럽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폭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9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의 한 트레이더가 책상에 머리를 파묻고 있다 / 연합뉴스
유럽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폭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9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의 한 트레이더가 책상에 머리를 파묻고 있다 / 연합뉴스

트럼프에 폐부 찔린 유럽 증시...‘최악의 하루’ 보냈다

유럽 증시는 코로나19 여파로 휘청이던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뺨을 맞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책이라며 발표한 ‘유럽 여행객 입국금지’ 조치가 유럽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미국이 WHO의 팬데믹 선언 이후 유럽에 대해 13일부터 30일간 미국 여행을 중단시켰다. 사실상 입국 금지를 의미하며, 영국과 아일랜드를 제외한 26개국을 대상으로 한다.

ECB의 긴급 조처는 시장의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하면서 오히려 폭락세를 부추겼다. ECB는 순자산매입을 연말까지 1200억유로(약 162조7500억원) 규모로 확대하고, 장기대출프로그램(LTRO)을 한시적으로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마이너스 기준금리’까지 기대한 시장의 예상과는 달리 금리를 0%로 동결하면서 실망한 투자자들은 매물을 대거 시장에 쏟아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10.87%(639.04p) 급락해 5,237.48로 거래를 마감했다. 1987년 이후 당일로는 최대 낙폭이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도 12.24%(1,277.55p) 떨어진 9,161.13으로,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12.28%(565.99p) 미끄러진 4,044.26으로 장을 마쳤다.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 50 지수 역시 12.40%(360.33p) 급락한 2,545.23으로 거래를 끝냈다. 하루 최대 낙폭이자 유일한 두 자리수 하락폭 기록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낙폭을 가뿐히 넘어섰다.

유럽에서 코로나19 확진자 및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이탈리아의 FTSE MIB 지수는 16.92%(14,949.50p) 추락해 14,894.44로 거래를 마쳤다. 1998년 지수 탄생 후 최악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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