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초저금리 기조의 장기화로 시중은행에 이어 저축은행도 예금 금리가 1%대까지 내려앉았다. 그동안 ‘고금리 예금’을 강점으로 수신고객을 적극 유치해 온 저축은행이지만, 올 해 추가 기준금리 인하가 유력한 점을 고려하면 1%중반 금리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이에 시중은행 대비 ‘고금리’를 앞세워 고객을 끌어 모은 저축은행 업계는 새로운 영업 전략에 고심하고 있다.
13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12일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12개월(1년) 만기 기준 1.91%로 나타났다. 작년 말까지만 하더라도 2.1%대를 유지하던 예금금리가 두 달여 만에 1%대로 내려앉은 것이다. 6개월 전과 비교하면 0.5%p 가량 감소한 것으로 급락세가 확연하게 눈에 띈다.
1년 전 3%에 가까웠던 36개월(3년) 만기 예금금리도 이달 1.95%로 내려앉았다. 예치기간이 1년 짧은 24개월 예금도 1.94%로 거의 차이가 나지 않았다. 만기가 길수록 이율이 높다는 예금금리 공식이 사실상 깨진 모양세다.
주요 저축은행들 역시 잇따라 수신금리 하향 조정에 나서고 있다. OK저축은행은 'OK저축은행 정기예금'과 'OK e-정기예금' 1년 만기 금리를 1.9%에서 1.8%로 내렸다.
SBI저축은행도 기존 1.8% 수준이던 12개월 이상 18개월 미만 정기예금 금리를 1.7%로 0.1%p 떨어뜨렸다.
그동안 시중은행들이 0%대 정기예금 상품을 선보일 때도 저축은행은 2% 중반에 달하는 금리를 제공하며 인기를 끌었다. 특히 금융당국 규정에 따라 올해 예금대비 대출금 비중(예대율)을 110%, 내년에는 100%로 맞춰야 해 특판 등 공격적인 고금리 상품을 판매하며 예수금을 쌓아왔다.
하지만 지난해 저축은행이 내놓은 퇴직연금 상품이 흥행으로 예수금이 충분하다는 판단에 따라 높은 예금 금리를 유지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미 연준이 지난 3일 기준금리를 0.5%p 인하한 1.0%~1.25%p로 낮췄고, 영국도 기준금리 사상 최저인 0.25%로 인하했다.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이 금리인하 행렬에 동참하면서 한국은행의 4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기정사실화된 상태다.
이 같은 예금금리 하락 추세가 유지되면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평균 금리가 1.5% 선도 무너질 수 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연초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저축은행 최고경영자(CEO)를 만난 자리에서 대출금리 인하를 주문했는데, 대출 금리를 낮추면 예금에 붙는 이자도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 밖에 없다”며 “고객을 끌어 모을 유인(고금리)마저 없어지면서 저축은행업계에 새로운 생존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