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소재 보험사 위탁 콜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집단 감염이 발생함에 따라, 금융당국이 콜센터 운영 상황과 예방조치에 대한 실태 조사에 나섰다.
1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권 업종별 협회에 ‘직원 간 거리를 두게 하라’는 요청을 담은 공문을 보내는 등 금융사의 콜센터 운영 상황과 코로나19 예방 조치 실태를 살피기 위한 조사에 돌입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구로구 사례에서 보듯 다른 콜센터들도 집단감염에 취약할 수 있어 운영 현황을 점검중”이라고 밝혔다.
구로구에 따르면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에 위치한 한 보험사 콜센터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해 이날 0시 기준 90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직원들이 1m도 채 안 되는 좁은 간격으로 붙어 앉아 일하는 환경이 집단감염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다.
이곳은 에이스보험의 위탁을 받아 운영되는 콜센터로 직원 148명과 교육생 59명 등 총 207명이 근무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콜센터의 경우 업무 특성 상 계속 말을 해야 하기 때문에 비말을 튀길 수 밖에 없어 비말 감염의 위험이 높다는 특징도 가지고 있다.
특히 대규모 인원이 근무하는 은행권 콜센터는 비상 체제가 가동 중이다. 신한·국민·하나·우리·농협·기업은행 등 국내 6대 은행에 소속된 콜센터 직원은 총 5300명 규모다. 각 은행들은 코로나19 사전예방활동과 사후대응메뉴얼을 자체적으로 마련해 코로나19의 콜센터 집단감염을 경계하고 있다.
금융당국, 직원 간 ‘띄워 앉기’ 등 요청 공문 보내
금융당국은 코로나19 감염을 줄이기 위한 ‘거리 두기’를 콜센터 업무 환경에 적용할 것을 담은 공문을 금융권의 업종별 협회에 보냈다.
다수 인원이 좁은 공간에서 근무하면 집단감염 우려가 큰 만큼 직원 간 ‘띄워 앉기’를 통해 업무 공간을 최대한 늘리라는 뜻이다.
또 분산근무, 재택근무도 집단감염 예방을 위한 방안이다. 실제로 대형 금융사를 중심으로 분산 근무가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재택근무의 경우 개인정보 유출 문제 등을 이유로 콜센터에 적용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콜센터 집단 감염 사태로 보험, 카드 등 금융사들은 직원들의 마스크 착용, 발열 체크, 건물 분리와 층 분리를 통한 분산 근무 등으로 모든 감염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에 힘쓰겠다는 방침이다. 방역 조치도 강화하고 나섰다.
한편, 금융당국은 콜센터 직원의 재택근무를 위한 제도적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