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없는 검사 김민수’...이제 주가조작범 수준으로 처벌한다
‘얼굴 없는 검사 김민수’...이제 주가조작범 수준으로 처벌한다
  • 김태일 기자
  • 승인 2020.02.26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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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한 처벌 대폭 강화...피해액 일부 은행 부담 등 실질적 피해자 구제책 마련

[금융소비자뉴스 김태일 기자] 지난달 20일 20대 취업준비생 ㄱ씨는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서울지방검찰청 김민수 검사입니다. 선생님 통장에서 수백만원이 인출됐습니다. 이번 사건 가담자로서 수사가 필요합니다. 이에 불응하거나 전화를 끊으면 공무집행방해죄로 2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게 됩니다.”

자기 의지와 관련없이 전화가 끊기자 처벌받을까 불안에 떨던 ㄱ씨는 결국 430만원을 인출해 조직원들에게 넘겼다. 그리곤 사건 발생 3일 후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전화의 발신자는 물론 검사가 아니다. 당연히 ㄱ씨가 처벌받을 이유도 없었다. 보이스피싱이었다.

ㄱ씨 아버지가 억울함을 토로한 글이 ‘내 아들을 죽인 얼굴 없는 검사 김민수 잡을 수 있을까요?’라는 제목으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있다. 현재 20000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이렇듯 보이스피싱은 한 사람의 인생은 끝마칠 정도의 중범죄다. 이에 금융당국이 보이스피싱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는 방안을 추진한다. 동시에 피해자 구제책도 마련한다.

26일 금융위원회(금융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보이스피싱 전 과정에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대응할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조만간 종합대책을 마련해 3월부터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한 처벌이 강화된다. 현재는 징역 10년 이하 등 일반 사기와 동일한 수준으로 처벌된다. 금융위는 보이스피싱 처벌 수위를 주가조작 범죄 수준인 징역 1년 이상으로 격상할 계획이다. 해외에 기반을 둔 보이스피싱 조직을 단속하기 위한 국제수사 공조 역량도 높인다.

더불어 보이스피싱 피해자 구제책을 구체화한다. 은행 등 금융회사와 이용자 간 주의의무 수준 등을 고려해 피해액을 분담할 체계를 구축 중에 있다. 보이스피싱을 당해도 피해 일부를 금융회사로부터 보전 받을 수 있는 길이 생긴 셈이다.

보이스피싱 피해를 보상하는 보험상품의 보장 수준도 높아진다. 현재 피해 보장한도액은 500만원 기준으로 월 보험료 300~500원 수준이다. 통신대리점, 은행 등으로 판매창구 역시 넓힌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과기정통부와 금융사, 통신사 등 민간 사업자와의 협업을 확대한다.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의 기술을 활용해 이상금융거래 탐지시스템(FDS)을 개선하고, 사기 의심 금융거래도 신속히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또 금융당국은 새로운 혁신서비스의 등장과 함께 높아지는 보안위협과 리스크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금융보안 체계도 한층 강화한다.

먼저 금융회사가 단순 IT리스크 관리를 넘어 디지털 운영리스크를 통합 관리할 수 있도록 ‘내부통제 거버넌스’를 조직한다.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의 리스크 관련 주요 회의참석, 금융보안 관련 중요사항의 이사회 보고 등이 의무화된다. IT·영업 부서, 정보보호·컴플라이언스 부서, 독립감사 부서 3개축의 내부통제 리스크 관리체계도 구축된다.

오픈뱅킹 가입자가 2000만명을 넘어서면서 금융 인프라에 대한 위기대응 역량도 강화한다. 민간과 공공을 아우르는 금융분야 합동 위기대응을 체계화하는 것이다. 침해사고대응기관(금융보안원)의 역할과 업무범위를 확대해 신기술 리스크, 사이버 위협에 대한 대응력 역시 높인다.

‘제3자 리스크’에 대한 관리·감독도 확대한다. 급증하는 비대면 거래 등 금융의 디지털화, 산업간 융·복합 등에 따른 조처다. 클라우드 등 IT아웃소싱에 대한 보안관리를 강화하고, 비금융 분야에서 발생 가능한 리스크를 한 눈에 들여다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금융회사와 금융보안원, 금융감독원의 통합적 상시 평가체계도 만들어진다.

대형 전자상거래 기업 등의 금융업 연계사업이 금융 서비스 이용자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종합 관리체계 마련도 검토한다.

금융당국은 올 상반기 내로 이같은 내용을 담은 ‘보이스피싱 종합대책’과 ‘디지털금융 종합혁신방안’을 준비해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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