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확진자 급증 등 국내 코로나19 사태가 날로 심각해지면서 채권시장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경제 위기 국면에서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호가 높아지는 가운데 글로벌 기관들이 줄줄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하향조정하고 기업의 신용등급을 낮추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기업의 자금조달을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서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3%에서 2.2%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또 "2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국의 금리가 ‘역사적 저점’인 1.00%에 이를 것이라 예측했다.
한국의 코로나19 사태에 대해서는 “다음 달 20일이 정점이고 최대 감염자 수는 1만 명에 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지난 21일 이마트의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인 `Ba1(BB+)`으로 한 단계 낮추고,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유지했다. 기존의 투자 부담에 마트 업황마저 악화된 것을 등급 강등의 주요인으로 꼽으며 추가 등급 강등 가능성도 내비쳤다.
무디스는 롯데쇼핑에 대해서는 `Baa3`를 유지했지만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국내 신평사들은 앞서 이런 흐름을 이끌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이익 감소와 부채 확대로 기업 신용도가 내려가고 있으며 상위등급에서도 신용등급 하향이 적지 않다”고 밝혔다. 상위등급 내에서도 업종, 산업별 선별적 투자가 이뤄지는 분위기이며 특히 장기채권에 대한 금리가 올라가는 추세임을 전했다.
실제로도 기업들의 경우 사채 발행 조건은 그리 녹녹치 않다. 국내 금융사 채권담당자들은 “A급 이하 회사채에 대해선 투자를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중”이라고 입을 모았다.
올 초 회사채를 발행한 대한항공, 두산, 한화건설 등은 개별민평(민간채권평가사가 집계한 평균) 금리보다 5~30bp 정도 금리를 높여 주고서야 발행에 성공할 수 있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A급 이하 기업 가운데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여천NCC, 한신공영, SK매직, 대우건설, 지에스이엔알 등 6개사가 현재 채권 발행을 진행하고 있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과거 메르스, 사스와는 달리 상당히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면서 “항공산업에 가장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되고, 실적 훼손이 확인되면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