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09:40 (금)
'위성정당' 시대...민주당도 ‘비례민주당’ 만드나
'위성정당' 시대...민주당도 ‘비례민주당’ 만드나
  • 오풍연
  • 승인 2020.02.23 11:29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래통합당의 ‘미래한국당’ 창당...민주당의 위성정당 창당은 '누워서 침뱉기'

[오풍연 칼럼] 민주당이 비례민주당을 만들까.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미래통합당처럼 ‘미래한국당’을 직접 만들지는 않아도 다른 사람들이 만드는 것을 눈감아 줄 수 있다. 말하자면 눈 감고 아옹이다. 진중권은 이를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비판한다. 사기를 칠까.

“자한당이 꼼수로 위성정당을 만들었을 때 오풍연씨의 평은 신의 한수라고 했었죠. 민주당이 하는 것은 사기라고 표현하죠. 예상했던 반응입니다. 오풍연씨 답다고나 할까요~” 한 페친이 내 글에 단 댓글이다. 이 분은 내 글을 열심히 보는 것 같다. 나는 작년 12월 4+1이 패스트트랙으로 선거법을 밀어붙일 때 이 같은 주장을 편 바 있다. 당시 한국당만 따돌리고 선거법 협상을 하는 데 대해 훈수를 뒀다.

그 때 썼던 글을 소개한다. “비례한국당. 한국당이 꺼낸 카드다. 4+1이 선거법을 만지작거리자 이를 들고 나왔다. 지역구는 한국당을 찍고, 비례대표는 비례한국당을 찍자는 의도에서다. 그럼 비례대표도 먹을 수 있다. 물론 정상은 아니다. 그러나 민주당과 4야당이 하는 짓을 보면 못할 것도 없다. 신의 한 수라고 할 수 있겠다. 딱히 막을 방법도 없다. 선거법에 저촉되지도 않는다. 그럼 비례민주당을 만들까. 그렇게 못할 것이다. 제 발등 찍었다.”

한국당(현 미래통합당)은 그 뒤 미래한국당을 만들었다. 말할 것도 없이 비례대표를 위한 위성정당이다. 올 총선에서 출마하지 않는 의원들이 그쪽으로 가서 당을 만들었다. 비례대표 당선자를 배출하기 위해서다. 합법적이다. 민주당도 은근히 부러울 게다. 미래한국당이 비례 대표를 절반 정도 가져갈 것이라는 단순 계산이 나온단다. 그럼 제1당도 야당에 내줄 공산이 크다. 민주당이 고민하는 이유다.

한국갤럽이 지난 18~20일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자체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 '총선 투표 의향 비례대표 정당'을 물은 결과, 4·15 총선에서 비례대표 정당 투표 시 민주당과 미래한국당을 선택하겠다는 응답이 각각 33%, 25%로 조사됐다. 특히 수도권은 5% 안팎에서 승패가 결정 나는 전통적인 스윙보터 지역이기 때문에 진보 진영의 표가 민주당과 정의당으로 나뉠 경우 미래통합당만 이득을 볼 거라는 우려가 크다.

민주당 쪽의 고민을 들어본다. 한 의원은 "지역구에선 우리가 근소하게 이기더라도 비례에서 20석 이상 뺏기면 1당 자리를 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비례 민주당은 만들 수 없으니 지역 단위에서 정의당과 소규모 연대를 하는 방안도 고민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수지만 단일화보다 비례 민주당을 창당하는 게 더 실리적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통합당 측에서 비례 의석을 최대 27석까지 가져 가면 지역구와 비례를 합쳐 약 140석을 내줘야 할 거라는 비관론에 바탕을 둔 것이다.

민주당 안에서도 위성정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힘을 얻는 것 같다. 누워서 침뱉기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인기기사
뉴스속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금융소비자뉴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여의도동, 삼도빌딩) , 1001호
  • 대표전화 : 02-761-5077
  • 팩스 : 02-761-5088
  • 명칭 : (주)금소뉴스
  • 등록번호 : 서울 아 01995
  • 등록일 : 2012-03-05
  • 발행일 : 2012-05-21
  • 발행인·편집인 : 정종석
  • 편집국장 : 백종국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홍윤정
  • 금융소비자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금융소비자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fc2023@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