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18일 대구에서도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다. 그동안 경부선 대전 이남은 환자가 나오지 않았었다. 특히 대구 환자는 어떻게 감염됐는지 오리무중이다. 국내 확진자는 주로 수도권에 몰려 있다. 방역당국도 대구 환자에 대해서는 감염경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그 결과가 주목된다. 지역사회 감염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이 심상찮다. 이웃 일본의 얘기로 생각했는데 우리에게도 닥쳐왔다. 정부가 이를 공식 발표한 것은 아니지만 그런 단계로 보아야 할 듯 하다. 의사협회는 심각 단계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역내 감염이 확산되면 불을 끄기 어렵다. 그 전에 선제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 중국 우한 사태를 보면 답이 나온다. 정부가 수고를 아끼지 않는 것은 잘 안다.
60대 여성 환자 이외에 대구에서 또 환자가 나왔다고 한다. 예삿일이 아니다. 대구가 뚫린 걸까. 19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계명대 동산병원에서 격리 치료 중인 신종 코로나 의심환자(30대 여성)는 18일 밤 대구보건환경연구원의 검체 조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질병관리본부는 매뉴얼에 따라 재검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환자는 17일 오후 10시 대구 수성구 신매동 한 병원에서 동산병원으로 이송됐다. 그 뒤 응급실에서 폐렴 증세를 보여 응급실 내 음압병상에 격리됐고, 양성 판정 후 국가지정격리병동인 대구의료원으로 옮겨졌다. 동산병원 측은 응급실에 기존 환자 50여명을 치료 중이지만 신규 환자를 받지 않고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직원 수십명도 밤사이 귀가를 하지 못하고 병원에 머물고 있다.
동산병원 측은 “환자에게 확인해본 결과 해외여행 등 이력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신종 코로나 증세로 응급실을 폐쇄했으며, 환자가 대구의료원으로 이송된 후에도 응급실은 폐쇄 중”이라고 말했다. 29번째, 30번째 확진자가 나온 고려대 안암병원 응급실과 같은 조치를 취한 셈이다. 모든 병원마다 응급실에 대한 방역을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대구에서 두 명의 확진자가 잇따라 나온 것을 볼 때 지역사회 감염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것 같다. 정부도 이에 맞춰 신속한 대응을 하기 바란다. 의사협회 등과 긴밀한 협조를 해야 할 것이다. 우리 국민도 정부 대응이 조금 지나치더라도 감수해야 한다. 한 발 앞서 대응하는 것이 맞다. 중국은 대응 시기를 놓쳐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만들었다. 일부러 공포감을 조성할 필요는 없지만, 과잉 대응도 나쁘지 않다. 국민 건강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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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