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정말 삼성이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가족 가운데 온전한 사람이 없을 정도다. 아버지 이건희 회장도 동영상이 유포돼 물의를 빚었고, 여동생 이부진 사장도 프로포폴 투약 의혹을 받은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재용 부회장이 프로포폴 투약 의혹이 있다는 보도다. 더욱 구체적이어서 서울지검 강력부가 수사에 나섰다고 한다. 충격적인 소식이다.
삼성이 국내 최고, 글로벌 기업이면서 대국민 이미지가 안 좋은 이유이기도 하다. 재벌들에게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인만도 못하니 비난을 받는 것이다. 삼성 가문은 어릴 때부터 특별한 교육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같은 행태는 인성이 부족해 나오는 결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에도 윤리 가정교사가 있어야 할 것 같다.
이재용 부회장이 프로포폴 주사를 상습적으로 맞았다는 공익신고가 접수돼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는 독립언론 뉴스타파의 보도다. 지난달 13일 대검찰청은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이 부회장 프로포폴 의혹 관련 공익신고 자료를 이첩받아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에 사건을 넘겼다. 이에 앞서 지난 달 10일 권익위는 이 사건과 관련된 공익신고를 접수한 뒤 대검찰청에 수사를 의뢰했었다.
이 부회장이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곳은 서울 강남구 신사동 모 성형외과다. 권익위에 이 부회장의 프로포폴 상습 투약 의혹을 신고한 사람은 이 병원에서 근무한 간호조무사 남자친구였다. 뉴스타파는 최근 권익위 공익신고자인 남자친구를 여러 차례 만나 인터뷰했고, 이 부회장의 프로포폴 상습 투약 의혹 관련 정황을 보여주는 다수의 자료를 제공받았다고 한다. 투약 의혹이 사실일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이 부회장이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한 것으로 지목된 성형외과는 지난해 말 프로포폴 상습 투약 문제로 이미 논란에 오른 바 있다. 애경그룹 2세인 채승석 전 애경개발 대표가 이 병원에서 상습적으로 프로포폴 주사를 맞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채 씨는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고, 이 병원도 작년 12월 31일 폐업했다. 병원장과 간호조무사는 검찰 수사 직후 구속돼 현재 재판을 앞두고 있다.
이게 사실이라면 이재용은 왜 프로포폴 주사를 맞았을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게다. 이재용은 임세령과 이혼한 뒤 현재 딸만 데리고 살고 있다. 큰 기업을 경영하다보니 심리적 압박을 받았을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프로포폴 투약은 불법이다. 또 처벌대상이다. 삼성이 이런 저런 일로 검찰 수사 또는 재판을 받는 마당에 오너 자신의 일로 수사대상이 됐으니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듯 하다.
삼성은 최근 준법위원회도 만들었다. 김지형 전 대법관을 위원장에 위촉하기도 했다. 투명한 경영을 하기 위해서다. 그럼 오너 리스크는 어떻게 할 건가 묻고 싶다. 이는 이재용이 적접 풀어야 할 문제다. 증거가 있는 데도 발뺌할까. 삼성의 위기, 이재용의 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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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