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또 동결했다.
한은은 금리 인하에 따른 경기 부양 효과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7월 금리 인하와 9월 정부의 재정지원책의 효과를 지켜본 뒤 판단하겠다는 신중론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유로존 국채 매입과 미국의 양적완화 등으로 글로벌 경기 상황이 호전될 지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3일 전체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3.00% 수준에서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 7월 기준금리를 연 3.25%에서 3%로 내린 이후 두 달 연속 동결 조치다.
현재 소비와 생산, 투자 등 실물경기의 부진은 심상치 않다. 지난 2분기 경제성장률(GDP)이 전기 대비 0.3% 성장하는데 그쳐 연 3% 성장은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 10일 5조9000억원 규모의 추가 재정지원 대책을 내놓았고, 한은 역시 완화적 통화정책을 통해 경기 부양에 동참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금통위의 선택은 '동결'이었다. 시장에 유동성이 넘치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 부양 효과에 대한 의문시되고 있다. 그렇다면 정부의 재정지원책과 지난 7월 기준금리 인하로 인한 효과 등을 점검한 뒤 금리 인하카드를 꺼내들어도 늦지 않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로존이나 미국 대외 상황도 확인해야 할 시점이다. 12일 독일 헌법재판소는 유로존 상설 구제기금인 유로안정화기구(ESM) 출범에 대해 조건부 합헌 결정을 내리면서 유로존 재정위기는 시름을 덜었다. 이날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3차 양적완화(QE3)를 발표할 지도 관심사다.
한편 이달 한은이 총액대출한도를 늘리는 등 추가적 완화 정책을 펼 수 있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다음달 수정 경제전망 발표를 앞두고 있다는 점 등도 신중론에 힘을 보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