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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면 여행사 줄도산...“감원·무급휴가로 겨우 버티는 중”
이대로면 여행사 줄도산...“감원·무급휴가로 겨우 버티는 중”
  • 김태일 기자
  • 승인 2020.02.11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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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업계, 신종 코로나 사태 이후 지금까지 예약 취소 7만여 명, 피해규모는 300억 훌쩍
▲지난 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3층 여행사 창구에 발걸음이 끊겼다 / 연합뉴스
지난 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3층 여행사 창구에 발걸음이 끊겼다 / 연합뉴스

[금융소비자뉴스 김태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세가 누그러질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여행 시장에도 한파가 지속되고 있다. 중국, 홍콩, 마카오 등 중화권은 물론 태국, 싱가포르 등 동남아, 일본까지 감염 우려가 번지면서 여행 취소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10일 한국여행업협회(KATA)에 따르면 국내 12개 주요 여행사의 신종 코로나 사태 이후 이달 3일까지 아웃바운드 취소는 6만1850명, 인바운드 취소 1만8770명이다. 공식 피해금액만 각각 299억원, 65억원에 달했다.

상황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동남아 시장은 동계 전체 여행시장에서 약 60%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동남아 상품 예약의 30% 이상이 취소되면서 여행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신종 코로나로 여행업계 불황이 장기화되면 상당수 여행사가 줄도산 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 설 연휴 이후 중소 여행사 4곳이 폐업을 자진 신고했다.

주요 여행사 중심으로도 위기 신호가 감지된다. 자유투어는 신종 코로나 사태 이후 환불액이 2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모회사인 모두투어에서 빌린 81억원과 1년 안에 갚아야 할 유동 부채만 200억원대에 이른다. 회사가 벼랑 끝 상황까지 몰리면서 김희철 사장 등 경영진 일부는 사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이 사내 SNS를 통해 “경영진이 배를 침몰시키느냐, 아니면 일부만 살아남아 배를 건질 것이냐”라며 극단적 선택지를 내놨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업계 1위 하나투어의 상황도 좋지 않다. 신종 코로나 사태로 인한 환불액 규모만 1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지난주부터는 업계 2위 모두투어와 나란히 비상 경영 태세에 돌입했다. 안식년 기준을 완화하고, 1차적으로 희망자에 한해 무급휴직을 실시했다. 선택적 잡셰어링도 도입해 최대한 비용을 절감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선택적 잡셰어링은 주 5일 근무를 채우지 않는 대신 그 부족분만큼 급여가 줄어드는 제도다.

모두투어의 경우 구조조정은 없지만 희망자에 한해 무급휴직을 실시하고 있다. 노랑풍선은 연차를 최대 한 달까지 붙여 사용하는 '리프레시 제도' 신청을 받고 있고 레드캡은 희망퇴직을, KRT도 중국 담당 부서 대상으로 한 달 무급휴가를 실시한다.

신규 예약도 거의 없다. 여기에 기존 예약 상품에 대한 취소 사태가 겹치면서 여행사들의 경영난은 가중되고 있다. 중국행 여행 상품은 사실상 판매가 중단됐다. 주요 여행사들은 중국 여행 예약을 취소 위약금 없이 환불 조치 중이다. 미국, 유럽 등 국가들에 대한 예약도 취소 위약금 없이 환불해달라는 요청이 잇따르면서 여행업계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전망은 밝지 않다. KATA 관계자는 “업계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일본, 중국, 동남아 여행 심리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며 “신종 코로나 감염에 대한 공포가 사라지지 않는 이상 피해는 계속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현재로선 정부도 뾰족한 수가 없다. 지난 6일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관광사업체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지만, 실질적 지원책은 아직 선보이지 못했다.

다만 KATA가 정부에 특별 융자금 지원을 공식 요청한 만큼 관광진흥개발기금을 통한 ‘긴급 수혈’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협회가 정부에 긴급 자금을 공식 요청한 것은 2003년 사스(SARS), 2015년 메르스(MERS) 사태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메르스 사태 때 정부는 700억원을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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