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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홈쇼핑, 직장 폐쇄로 ‘10억 증발’...허태수 회장의 초동 대처 '부실'
GS홈쇼핑, 직장 폐쇄로 ‘10억 증발’...허태수 회장의 초동 대처 '부실'
  • 김태일 기자
  • 승인 2020.02.10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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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상권도 직격탄...20번 째 확진자 발생으로 6일 오후 1시부터 8일 오전 6시까지 본사 폐쇄

[금융소비자뉴스 김태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나와 ‘직장 폐쇄’를 결정한 GS홈쇼핑의 생방송 중단에 따른 손실이 1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사태의 여파는 GS홈쇼핑 뿐 아니라 입점 업체와 주변 상권에도 악재로 작용했다.

GS홈쇼핑은 직원 ㄱ씨(41)가 신종 코로나 감염증 20번 확진자로 판정되면서 지난 6일 오후 1시부터 본사를 폐쇄했다. 8일 오전부터 정상 운영 중이다. 폐쇄 기간 중 생방송 없이 재방송(녹화방송)으로 대체된 시간은 39시간이다.

10일 GS홈쇼핑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TV홈쇼핑 취급액은 기존 생방송 목표 대비 8% 감소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10억원 정도다. 취급액은 생방송 전 미리 주문한 실적과 생방송 중, 생방송 직후 30분 주문까지 합산한 금액이다.

일각에선 생방송 중단으로 인한 손실이 100억원을 넘을 것이란 관측도 있었다. 일반적으로 홈쇼핑 하루 매출이 평일 30~40억, 주말 60~80억이고 모두 재방송으로 운영할 경우 매출이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미루어봤을 때 GS홈쇼핑의 생방송 중단 3일간 추정 손해액은 180억원에 이르렀다.

GS홈쇼핑 입점업체 피해, 본사 능가...생방송 중단으로 입점 업체-이후 방송 업체들까지 수십억 손해 불가피

하지만 GS홈쇼핑은 예상보다 손실 정도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면역력 증진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홍삼·콜라겐 등 건강기능식품 판매가 늘어 예상보다 피해액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GS홈쇼핑은 모바일 비중이 60%에 육박하는 등 온라인 매출이 많고 단가가 높은 가전 위주의 재방송을 편성했기 때문에 일부에서 나온 추산치만큼의 피해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다만 소비자들이 GS홈쇼핑 택배 수령을 꺼리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온라인 판매로 손실을 어느 정도 상쇄할 것인지는 의문이다.

GS홈쇼핑 입점 업체의 피해 정도는 본사를 훨씬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생방송 중단으로 해당일 방송이 예정됐던 입점 업체뿐 아니라 이후 방송 업체들까지 편성이 밀리면서 수십억에 달하는 손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지역 상권도 울상이다. GS홈쇼핑 본사가 위치한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거리에는 직장 폐쇄를 단행한 지난 6일부터 발걸음이 끊겼다. 8일 영업을 재개했지만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인근 상당수 식당과 카페는 문을 닫았고, 영업점의 경우에도 손님을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인근 초등학교 7곳도 휴업을 결정했다. 또 영등포 구내 주민들의 이용이 잦은 시립 문래청소년수련관과 문래정보도서관, 노인정 등이 모두 문을 닫았다.

GS홈쇼핑은 지난 사흘간 5번에 걸쳐 방역을 실시했고, 향후 월(10일)·수·금 오후 6시 이후 방역작업을 재차 진행하기로 했다. 전층에 체온기와 손소독제, 마스크를 비치했다. 수시로 직원들의 체온을 확인해 37.5도가 넘을 경우 보안요원 안내에 따라 대기하거나 귀가시킬 예정이다.

GS그룹 허태수 회장

GS홈쇼핑, '방송'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도 사태의 심각성과 초동대처가 미흡했다는 비판 면할 길 없어

외부인 접촉도 자제하는 분위기다. GS홈쇼핑 사옥에 출입했던 협력사와의 대면 미팅은 대부분 취소됐고 전화, 메일 등으로 대체하고 있다. 본사 건물에 있는 사내 어린이집 역시 오는 14일까지 폐쇄할 예정이다.

한편 GS홈쇼핑이 '방송'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사태의 심각성과 초동대처가 미흡했다는 비판을 면할 길이 없어 보인다. 해당 직원이 질병관리본부의 조사와 더불어 2일 재택근무에 들어간 이후 충분히 대응할 시간이 있었지만 다소 소극적 이었다.

또 6일 관련 보도자료를 언론에 알릴 때도 진행 과정 설명에 있어 일부 명확치 않은 표현 때문이 외부에 혼란을 줘 관계자들이 곤욕을 치렀다. 또 일부 언론은 '해당 직원이 사내 어린이집 관계자이며, 영등포구청장이 직접 사업장을 찾아 운영중단을 요청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GS홈쇼핑의 이번 직장폐쇄 조치는 창사 이래 쌓아온 '업계1위=GS홈쇼핑'이라는 명성이 순식간에 무너지는 결과를 낳았다. 지난해 12월 GS그룹 회장으로 추대돼 홈쇼핑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허태수 회장의 용퇴도 무색하게 됐다. 그가 직전 GS홈소핑 회장으로서 그동암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태에 기민하게 대처를 해야 함에도 이를 방치하다가 피해를 크게 키웠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새로 선임된 김호성 대표이사 체제는 출범 두 달여만에 심각한 위기 상황을 맞았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무엇보다 6일 직장폐쇄 조치까지, 일정 기간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 대해 전전긍긍하면서 1000명 내외의 직원들을 정상 출근시키는 등 방송을 진행하는 등 무리수를 저질렀다. 결과적으로 '직원과 가족들의 안전보다는 매출을 우선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된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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