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이달 말부터 자동차 보험료가 3.3%~3.5% 가량 인상된다. 29일 KB손해보험을 시작으로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등 '빅4'로 불리는 대형사를 비롯해 중소 손해보험사도 줄줄이 보험료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보험업계에선 지난해 극심한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로 인한 누적 적자를 이유로 인상이 불가피하단 입장이다. 벌써부터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의 보험료 인상을 필두로 삼성화재가 3.3%, 현대해상3.5%, DB손해보험3.4%도 인상을 앞두고 있다. 가입자의 부담 가중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보험업계는 어쩔 수 없다고 하소연 하고 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지난해 최악의 상황을 기록했다. 특히 12월의 경우 삼성화재나 현대해상, DB손보, KB손보 등 상위 손보사 모두 손해율이 100%를 넘어섰고, 일부 중소형사는 최대 120%까지 치솟았다. 보험업계는 적정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77~78% 수준으로 보고 있다.
손해율이 치솟으면서 자동차보험 적자 규모도 사상 최대치를 갱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회사들은 작년 1월부터 11월까지 자동차보험에서만 1조2938억 원 손실을 봤다. 12월 손실까지 포함시키면 2010년에 기록한 1조5369억 적자를 넘어선다. 올해도 1조원 정도의 손실이 예상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해액을 줄이기 위해 하반기 한차례 더 인상하는 등 보험료를 현실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동차보험 적자는 한 두 해 문제가 아니다. 자동차보험은 2017년 한 해 흑자인 것을 제외하고 지난 19년간 매년 적자를 기록했다.
2001년부터 2019년 11월까지 자동차보험에서 적자는 12조5300억 원 수준이다.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0%를 상회한다. 업계전체의 문제로 지목되는 이유다.
이러한 손실에 따른 보험료 인상을 두고 보험업계는 금융당국의 보험료 책정에 대한 개입을 자동차보험의 반복된 적자의 주요원인으로 꼽는다.
명목상 자동차 보험료 책정은 보험사 자율인데 반해 당국의 암묵적인 가이드라인에 따라 가격이 매겨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자동차보험의 경우 의무가입 보험으로 금융당국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보험사가 손해를 본다고 고객에게 일반적으로 부담을 떠넘길 수 없다"고 강조하며, 보험사의 자율적 자동차보험료 측정에 손 놓고 있진 않겠단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