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18:20 (금)
검찰 중간 간부 인사도 '윤석열 힘빼기'
검찰 중간 간부 인사도 '윤석열 힘빼기'
  • 오풍연
  • 승인 2020.01.23 13:17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靑 겨냥한 수사진행자들 대상으로 이동...솎아내기 인상 지울 수 없어

[오풍연  칼럼] 일선 검찰 차장‧부장검사 등 중간 간부에 대한 인사가 23일 발표됐다. 예상했던 대로다. 문재인 정부와 각을 세웠던 간부들은 모두 지방으로 내려보냈다. 물론 인사 요인이 생겨 이동이 불가피한 측면도 없지 않다. 법무부는 아마 그 이유를 댈 게다. 그러나 청와대를 겨냥한 수사를 진행하던 이들이라서 솎아내기 인상도 지울 수 없다. 모조리 인사 이동 대상자 명단에 넣었기 때문이다.

당장 윤석열 검찰총장이 손발을 맞출 수 없게 됐다. 지검의 차장 검사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수사를 직접 담당하는 부장과 검사장, 총장을 연결하는 임무를 띠고 있다. 특히 서울지검 1~3차장 검사는 그런 역할 때문에 요직 중의 요직으로 불린다. 한 사람도 남겨 놓지 않고 모두 뺐다. 정권을 겨냥한 수사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법무부는 이날 서울중앙지검 신봉수 2차장검사를 평택지청장으로, 송경호 3차장검사를 여주지청장으로 각각 전보하는 등 차·부장급 중간간부와 평검사 759명에 대한 승진·전보 인사를 다음달 3일자로 단행했다. 서울동부지검 홍승욱 차장검사는 천안지청장으로 전보됐다. ‘상갓집 항명 사건’ 당사자인 양석조 대검 선임연구관은 대전고검 검사로 가게 됐다. 신 차장은 청와대 선거 개입, 송 차장은 조국 전 법무장관 가족비리, 홍 차장은 유재수 감찰 무마 사건 수사를 지휘해왔다.

부장 가운데 일부는 남고, 일부는 떠났다.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을 조사 중이었던 김태은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장, 유 전 부시장 감찰무마 의혹 수사 실무 책임자인 이정섭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장은 유임됐다. 그러나 조 전 장관 일가 의혹 수사를 담당하면서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기소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게 건의한 것으로 알려진 고형곤 반부패수사2부장은 대구지검 반부패수사부장으로 옮긴다.

윤 총장이 대검 과장급 이상 간부들은 그냥 남겨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윤 총장의 힘이 빠질 수 밖에 없다. 앞서 대검 반부패강력부장과 공공수사부장도 바뀌었다. 심재철 반부패강력부장은 최근 상갓집에서 양석조 선임연구관으로부터 “당신이 검사냐”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대검 부장과 과장들이 윤 총장의 지시를 안 따를 리는 없겠지만, 예전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지는 않을 것 같다. 장관 눈치보랴, 총장 눈치보랴 양다리를 걸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추미애식 인사가 만들어 놓은 구조라고 할 수 있다.

한 전직 법무장관에 물어 보았다. “윤석열 총장이 임기를 채울 것 같습니까”. 그 분은 윤 총장이 물러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총장이 스스로 물러나지 않는 한 나가라고 할 근거가 없다는 이유를 댔다. 검찰총장 임기(2년)는 법으로 정해져 있는 까닭이다. 이번 중간 간부 인사 역시 정권과 코드를 맞춘 것으로 보인다. 일부 검사들은 사퇴할 가능성도 크다. 하지만 검란 수준으로 커질 것 같지는 않다. 불만이 있더라도 다음 기회를 볼 듯 하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인기기사
뉴스속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금융소비자뉴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여의도동, 삼도빌딩) , 1001호
  • 대표전화 : 02-761-5077
  • 팩스 : 02-761-5088
  • 명칭 : (주)금소뉴스
  • 등록번호 : 서울 아 01995
  • 등록일 : 2012-03-05
  • 발행일 : 2012-05-21
  • 발행인·편집인 : 정종석
  • 편집국장 : 백종국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홍윤정
  • 금융소비자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금융소비자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fc2023@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