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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수승계’ 논란 사조산업, 명절 때마다 자사 선물세트 강매 '갑질' 횡포
‘꼼수승계’ 논란 사조산업, 명절 때마다 자사 선물세트 강매 '갑질' 횡포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1.22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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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부터 7년간 임직원에게 수억원까지 강제…공정위, 불공정 행위로 과징금 14억7900만원
사조그룹, 실적 부진 오너리스크 분분...주진우 회장서 주지홍 상무로 지배구조 변경과정서 '잡음'

[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오너일가가 과거부터 ‘꼼수승계’ 논란이 불거져 비판을 산 바 있는 사조산업이 이번에는 7년동안 명절 때마다 임직원들에게 계열사가 제조한 선물세트를 판매하도록 강제한 사실이 밝혀져 억대 과징금이 부과됐다. 특히 사조산업은 주진우 그룹 회장 직속 부서에서 조직적으로 판매 현황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2일 사조산업이 2012년부터 해마다 설과 추석명절에 사조그룹 전체 임직원들에게 명절선물세트를 구입, 판매하도록 강제한 사실을 적발하고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4억 7,90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사조산업은 목표금액까지 정해놓고 사조그룹 임직원에게 자사를 포함한 6개 계열사의 참치·식용유 등 명절 선물세트 판매량을 할당했다. 또 매일 판매 실적을 보고하도록 지시했다.

계열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판매를 강제한 행위는 사원판매라는 불공정한 경쟁수단을 이용한 것으로, 명절선물세트시장에서 경쟁을 제한한 것으로 공정위는 판단했다

공정위의 조사에 따르면 사조산업의 사원판매액은 백억 원대를 훌쩍 넘었다. 2012년 추석에 123억 원을 시작으로 2013년 설 105억 원, 추석 131억 원, 2014년 설 116억 원, 추석 137억 원, 2016년 설 160억 원, 추석 179억 원 등 해마다 판매량이 늘어났다.

또 2017년부터는 설 181억 원, 추석 207억 원, 2018년 설 184억 원, 추석 199억 원 등으로 2백억 원대 전후에 이른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2018년 추석의 경우 계열회사 임직원이 할당 받은 금액은 대표이사의 경우 1억 2천만 원, 부장급은 3천만 원에서 5천만 원, 과장급은 2천만 원 등에 이른 것으로 확인됐다.

사조산업은 특히 회장 직속의 경영관리실에서 판매현황을 챙긴 것은 물론, 판매가 부진할 경우 회장 명의의 공문을 보내 징계를 암시하는 등 강제로 판매를 독려한 것이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 선중규 제조업감시과장은 “명절기간 집중되는 부당한 사원판매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부당 사원판매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다”며 기옵 임직원들의 적극적 신고“를 권고했다.

사조그룹 오너3세 주지홍 상무, 경영권 승계 ‘편법의혹’과 공정거래위 규제의 칼날 앞에 서 있어

한편 사조그룹 오너3세인 주지홍 사조산업 상무가 사조그룹 경영권 승계 ‘편법의혹’과 공정거래위원회 규제의 칼날 앞에 서 있다.

주 상무의 그룹 승계 지렛대인 사조시스템즈가 공정위의 규제 아래 덩치를 더 이상 불리기 어려워진 만큼 그룹 핵심 계열사인 사조산업과 합병해 주 상무의 그룹 지배력을 키울 가능성이 떠오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주 상무는 사조그룹 지배구조상 최정점에 있는 사조시스템즈의 지분 39.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사조그룹 지배구조는 복잡한 순환출자 및 상호출자 구조로 얽혀있는데 그룹 캐시카우(현금창출원)인 사조산업이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 오너일가가 개인회사인 사조시스템즈를 통해 사조산업을 지배하고 있는 ‘옥상옥’ 구조다.

사조산업 주요 주주 구성을 살펴보면 사조시스템즈가 지분 26.12%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주진우 회장이 14.94%, 주지홍 상무가 6.03%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주 회장이 여전히 경영일선에서 활발하고 일하고 있지만 오너3세인 주지홍 상무가 사실상 지분 승계를 거의 마친 셈이다.

특히 사조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경영승계를 놓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벌써부터 ‘꼼수승계’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주진우 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물려받은 주지홍 사조대림 총괄본부장(상무)의 리더십이 한계에 봉착한 게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과거 사조그룹 지배구조 정점엔 사조산업이 자리하고 있었다. 사조산업은 그룹 내 핵심 계열사인 동시에 사조대림, 사조씨푸드, 사조오양 등 주력 계열사들의 최대주주로 있는 곳이다.

사조시스템즈의 사조산업 지분 매입자금 출처 논란...내부거래, 즉 ‘일감 몰아주기’로 마련 의혹

사조산업 본사

그런데 그룹 경영권이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에서 주지홍 상무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지배구조가 바뀌었다. 사조산업이 차지하고 있는 지배구조 최정점 자리는 사조시스템즈로 이미 넘어갔다.

지난 2014년 주 상무가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동생 고 주제홍 사조오양 이사로부터 사조시스템즈 지분 53.3%를 상속받은 이후 사조시스템즈는 그룹 내 핵심 계열사로 급부상했다. 2018년 말 기준 사조시스템즈의 최대 주주는 39.7%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주 상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사조시스템즈의 사조산업 지분 매입자금 출처가 논란을 사고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이 계열사 간 내부거래, 더 나아가 ‘일감 몰아주기’로 마련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탓이다.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한 사조시스템즈는 2017년엔 매출액 345억원, 영업이익 78억원 등을 기록하기도 했다. 2018년엔 사업부분 양도로 매출이 전년 대비 줄었다. 매출 173억원, 영업이익 53억원 등이다.

재계에서는 사조시스템즈의 급격한 실적 상승 배경에는 그룹 차원의 대대적인 지원이 자리했을 것이라고 풀이한다.  한 재계 관계자는 "사조시스템즈의 내부거래 매출규모는 2013년 70억원, 2014년 71억원, 2015년 87억원, 2016년 237억원, 2017년 260억원 등으로 꾸준히 증가했고, 2018년엔 107억원 수준으로 나타났다"면서 "공정위등 당국에서도 사조그룹의 경영승계 과정에 비판의 눈초리가 매섭다"고 전했다.
 
사조그룹은 복잡한 순환출자 지분구조를 해소하는 게 지주사 체제와 사조시스템즈 지분 승계 이후 총수일가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데 큰 과제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지주사로 내세우려면 사조산업 중심의 얽히고 설킨 지분 관계를 풀어야 한다"면서 "순환출자 해소 과정에서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수익을 어떻게 유지.관리하느냐도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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