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기업분석 보고서를 내기 전 차명 계좌를 이용해 주식을 대량 매입해 놓고, 보고서 발표 후 이를 팔아 수십억 원대 차익을 챙긴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 오모씨가 구속 됐다. 이 사실이 알려지며 하나금융투자의 신뢰도가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등 혐의로 하나금투 소속 연구원 오씨를 지난 13일 구속했다. 오씨에 대한 구속 전 영장실질심사을 맡은 서울남부지법은 도주와 증거인멸 우려가 있어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씨는 특정기업에 대한 우호적인 리포트를 공개하기 전 가족과 지인의 계좌를 이용해 미리 사두고, 주가가 오른 후 매도해 수십억 원대의 이익을 취하는 선행매매 혐의를 받고 있다. 본인이 관련된 종목은 아니고, 동료들의 보고서를 사전 입수해 활용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증권사 가운데 리서치센터가 차지하는 위상이 무척 높은 곳이어서 이번 사건 여파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소속 연구원 숫자가 56명으로, 리포트 숫자에서도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할 정도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최근 금융사들은 증시 거래대금의 감소로 리서치센터에 지출되는 비용에 비해 이익이 낮다는 이유로 애널리스트의 숫자를 줄여왔다.
그러나 하나금융투자는 리서치센터가 가지는 위상을 고려해 규모를 유지하며 리포트 숫자를 늘리는 방식으로 적극 영업하고 있다. 실제 자산운용사의 펀드 운용 투자자문 역할을 맡아 매년 30억 원 이상의 수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투자의 애널리스트들은 시장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자산운용사 등 관계자들과 호흡을 잘 맞춘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이처럼 리서치센터에 공을 들였던 만큼 이번 사건이 주는 충격은 크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리서치센터의 주된 영업 대상은 기관투자자인데 이런 이슈에 휘말리면 영업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국민연금 등 큰 손 기관투자가들이 사안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