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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강의, 명강사와 감동을 주는 사람들
명강의, 명강사와 감동을 주는 사람들
  • 오풍연
  • 승인 2020.01.17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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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남의 이론만 베껴 풀어내는 강의는 지양해야

[오풍연 칼럼] “1cm”. 내가 대학에서 강의할 때 마지막 날 칠판에 적어 놓는 글씨다. 나는 이론보다 경험이나 실천을 중시한다. 그래서 이론 강의를 아예 하지 않는다. 이 1cm는 내 강의를 듣고 1cm라도 앞으로 나가라는 뜻이다. 바로 실천을 강조하는 것. 그만큼 실천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론, 즉 말은 얼마든지 잘 할 수 있다. 아무리 말을 번지르르하게 해도 소용이 없다. 실천을 하지 못하면.

강의를 업으로 삼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강의를 해서 먹고 산다. 한때는 블루오션이라는 말도 들었다. 하지만 강의가 예전만큼 주목은 받지 못하고 있다. 조금 시들해졌다고 할까. 내가 나름 분석해 본다. 차별화된 강의가 그리 많지 않아서다. 강의 주제도 엇비슷하다. 4차산업 혁명이 인기를 끌다가 지금은 많이 들어갔다. 요즘은 블록체인 얘기를 많이 한다.

명강의니, 명강사니 한다. 이들 가운데는 한 번 강의에 수백만원, 1000만원대를 받는 사람들도 없지 않다. 그러나 효과적인 측면에서는 제로에 가깝다. 별로 내용도 없다. 그런데 유명세로 그만큼 대가를 요구한다. 이전 김제동 강의 등이 그랬다.

나도 이름이 꽤 알려진 강사들의 강의를 들어본 적이 있다. 내 눈높이 때문인지 감동을 받은 강의는 한 번도 없다. 책에 난 내용이나, 신문에 보도된 내용들을 까깁기 해 설명해주는 강의가 대부분이다. 그래놓고 명강의라고 하니 이해가 안될 뿐이다.

미국의 누구는 어떻고, 일본의 누구는 어떻고, 중국의 누구는 어떻고 식이다. 그것은 강사들이 설명해 주지 않아도 다 안다. 인터넷 검색만 해도 바로 나온다. 그것을 새로운 지식인양 떠들어 댄다. 마치 자기만 알고 있는 것처럼. 일종의 과대망상에 걸린 병자 같은 사람들도 있다. 글쎄다. 그런 강의에 환호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같은 내용의 강의를 반복할 것이다.

나는 철저히 경험이나 실천 위주로 강의를 한다. 그래서 잘난 체 한다는 얘기도 듣는다. 내 얘기를 주로 하기 때문이다. 자기 일은 자기가 가장 잘 안다. 그것을 풀어낸다고 할 수 있다. 내 얘기를 들려주고, 거기에 동의하거나 공감하는 사람들은 1cm라도 따라할 것을 촉구한다. 바로 실천을 주문하는 셈이다. 강의를 듣고 웃고 떠들고 박수만 치다 끝나면 무슨 소용이 있는가.

배꼽 잡고 많이 웃었다며 명강의를 들었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에게 묻고 싶다. “강의를 듣고 본받을 게 있더냐”고. 그럼 한참 생각한다. “없는 것 같은데”. 그런 강의를 명강의라고 할 수 있을까. 그런 강사를 명강사라고 할 수 있을까. 거의 약장수에 가까운 사람들도 있다. 듣는 사람들을 웃겨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갖고 있다. 그것을 몰입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명강의, 명강사보다 보통 사람 가운데 감동을 주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런 사람들이 자기 얘기를 진솔하게 풀어나가면 훨씬 배울 점이 많다. 내가 명강의라고 보는 기준이다. 경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남의 이론만 베껴 풀어내는 강의는 지양해야 한다. 대부분 교육기관 강의는 이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다. 이런 강의도 돈을 받는다. 그것은 돈의 낭비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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