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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업계 ‘제 살 깎아먹기 경쟁’…대리점 지원 1년 새 2000억↑
손보업계 ‘제 살 깎아먹기 경쟁’…대리점 지원 1년 새 2000억↑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1.10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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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보험 불완전 판매 여전…'1630건' 일반보험 보다 두 배 많아

[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국내 손해보험사들이 외부 대리점이 상품을 대신 팔아주는 대가로 지급한 비용이 1년 새 2000억 원 넘게 불어나면서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하지만 정작 제 식구인 직원들의 급여는 줄이며 제 살 깎아먹는 식 경쟁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보험업계가 올해 ‘제로성장’으로 힘겨워하는 가운데, 영업망을 둘러싼 불완전 판매 논란이 일축되지 않으면서 보험업계 소비자 불만은 점차 늘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들어 3분기까지 국내 15개 일반 손보사들이 대리점 수수료로 쓴 금액은 총 1조8853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6460억 원) 대비 14.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수수료는 대리점의 상품 판매량에 따라 보험사들이 내주는 수당인데 이 금액이 증액된 데는 그 만큼 대리점을 통한 영업을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로써 지난해 손보업계의 연간 대리점 수수료 지출은 2조5000억 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기존 역대 최고액이었던 2018년(2조2306억 원)의 액수를 웃돌며 새 기록을 썼다.

주요 손보사별 추이를 보면 현대해상의 대리점 수수료 비용이 같은 기간 3291억 원에서 12.9% 늘어난 3717억 원으로 최대였다. DB손해보험 역시 2978억 원에서 3368억 원으로, 삼성화재도 2846억 원에서 3189억 원으로 대리점 수수료가 확대됐다.

또한 대리점 수수료 지출의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나타낸 회사는 메리츠화재로 지난해 2026억 원에서 2879억 원으로 42.1% 급증했다.

이렇게 손보사들이 대리점 영업에 대한 지원사격을 강화하고 있는 배경에는 보험 백화점으로 불리는 독립법인대리점(GA)의 확장이 있다.

GA는 다수의 보험사와 제휴를 통해 운용되는 보험 대리점으로, 여러 보험사 상품을 한 곳에 모아 놓고 영업을 할 수 있어 보험업계의 주력 판매 창구로 자리 잡았다.

아울러 손보업계의 영업이익이 악화된데는 보험사가 대리점에 대한 의존률이 높기 때문이다. 보험시장이 사실상 포화상태로 접어들면서 그나마 영업 여력이 있는 대리점 영업에 목을 매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10대 손보사들의 보험영업에서 발생한 손실은 지난해 9개월 간 총 3조 9872억으로 추산된다. 

이에 손보사들은 자기 소속 직원들에 대한 급여는 깎기에 나섰다. 외부 영업 조직에 대한 지원은 강화됐지만, 제 식구들에 대한 챙김은 덜 해진 것이다. 손보사들이 지난해 1~9월 임직원 급여로 지급한 금액은 총 1조288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5억 원(2.8%) 감소했다.

손보업계의 이 같은 경영 기조는 당분간 더 심화할 전망이다. 영업 환경 악화를 막을 대책은 없는 데다, 정부의 가격 통제 압박도 점점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불완전판매’는 무한경쟁 속에서 영업을 펼치는 시장에서 대표적인 고질병으로 제기된다. 보험 소비자에게 상품의 운용방법이나 위험도, 손실가능성 등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영업을 벌이는 설계사들이 많아서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 보험 대리점에서 발생한 손보업계 불완전판매는 1630건으로 일반 설계사 보다 두 배 많았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특정 채널로 경쟁이 쏠릴수록 불완전판매가 확대될 개연성이 높은 만큼, 울며 겨자 먹기로 대리점 판매 지원을 강화하고 있는 손보사들 입장에서 고민이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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