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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검찰인사 '쥐락펴락'하면 안된다
청와대가 검찰인사 '쥐락펴락'하면 안된다
  • 오풍연
  • 승인 2020.01.07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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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가 위인설관 돼선 안 돼...이른바 코드 인사는 조직 전체의 사기 저하시켜

[오풍연 칼럼] 나는 검찰을 친정이라고 한다. 그럴 만한 사연이 있다. 1987년 가을 수습기자 딱지를 떼고 간 곳이 바로 검찰이다. 그 때부터 만 9년 가량 출입했다. 20대 후반부터 30대 중후반까지 있었다. 청춘을 보냈다고 할까. 당연히 검사들과 친하게 지냈다. 황교안 대표와 소병철 전 고검장도 그 때부터 알고 지내온 사이다.

지금 검찰은 공공의 적이 됐다. 안타까운 마음이다. 구성원들의 심정은 미루어 짐작이 간다. 죄인 취급을 당하고 있다. 이는 잘못된 처사다. 검찰을 두둔할 생각은 없지만 개혁 대상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지나치다. 내막을 알 수 없는 국민들은 환호한다. 검찰의 힘을 빼면 국민들이 득을 볼까.

그것도 아니다.경찰의 폐단이 드러나면 그 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 경찰 수사를 한 번 받아봐라. 답답함을 호소할 게다. 국민들이 법의 사각지대에 놓일 가능성도 크다. 지금 정부가 하는 짓이다.

나 역시 검찰 인사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추미애 장관이 어떤 인사를 할 것인지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검찰 개혁을 한다는 명분 아래 청와대와 코드를 맞출 가능성은 크다. 그러나 추 장관이 호락호락한 사람은 아니어서 청와대가 시키는대로 할 리도 없다. 추미애식 인사를 할 것으로 본다. 추미애가 검찰 전체를 적으로 돌리지는 않을 것 같다. 그래도 재조 경험도 있고, 법조를 잘 아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청와대의 검찰 고위 간부 인사안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출신인 이광철 민정비서관과 최강욱 공직기강비서관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현재 검찰이 진행 중인 각종 사건 수사에서 수사 선상에 올라 있어 공정성을 의심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수사 대상이 인사검증을 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

이들이 판을 짤 경우 크게 보면 문재인 정권, 작게 보면 자기들에게 유리한 사람들을 주요 자리에 앉힐 수 있다. 벌써부터 그런 말들이 검찰 주변에서 돌고 있다고 한다. 그럼 검찰이 불행해 진다. 인사가 위인설관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른바 코드 인사는 조직 전체의 사기를 저하시킨다. 이 같은 불행한 인사는 하지 말아야 한다. 추 장관도 그런 분위기를 잘 알 것이다.

6일 여권에서는 청와대가 진보 성향 판사 모임 '우리법연구회' 출신인 이용구 법무부 법무실장을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민변 출신 황희석 법무부 인권국장을 검사로 임용해 법무부 검찰국장에 앉힐 것이란 얘기도 나오는 가운데, 이날 황 국장은 법무부에 사의를 밝혔다.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찰국장은 검찰의 가장 중요한 포스트이기도 하다.

청와대가 검찰인사를 쥐락펴락하는 것은 전근대적이다. 임명 제청권자인 장관에게 맡기는 것이 옳다. 이광철 비서관이나 최강욱 비서관은 검찰 출신도 아니다. 그런 사람들이 어떻게 검찰 인사를 알 수 있다는 말인가. 빈대 잡으려다가 초가 삼간 태우는 우를 범하지 말라.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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