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박은경 기자] 새해를 앞두고 시중은행들의 수익률 걱정이 우려되고 있다. 예금금리의 하락세가 느린 데 반해, 대출금리는 빠른 속도로 인하하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가중평균금리 가운데 신규취급액 기준 저축성 수신 금리는 올해 1월 2.0%에서 10월 1.55%로 45bp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평균 대출 금리는 3.73%에서 3.2%로 53bp 떨어졌다.
대출금리는 코픽스(COFIX) 등 시중금리를 반영한 벤치마크 금리에 연동하는 반면, 예금금리는 기준금리와 더 밀접하게 움직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은행들은 예금 이탈을 우려해 예금 금리를 쉽게 내릴 수 없는 상황이다. 현 시중은행들의 평균 예금금리는 2% 전후로 저조한 가운데 섣부른 금리 추가 인하에 나설 경우 소비자들의 빠른 이탈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은행의 이 같은 고민은 내년부터 시행되는 '신(新) 예대율' 규제로 더욱 가중됐다. 예금은 늘려야 하는데, 대출금리는 떨어져 수익성 악화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예대율은 은행의 예금잔액에 대한 대출금잔액을 말한다. '신(新) 예대율' 규제란 금융당국이 예대율을 산정할 때 가계대출 잔액은 15% 가중하고, 기업대출잔액은 15% 줄여주는 새 기준을 말한다. 은행은 예·적금을 늘리고 가계대출을 줄여야 당국 기준인 100% 이하로 맞출 수 있다.
이에 따라 가계대출 취급이 많은 은행을 중심으로, 은행들은 예수금 조달을 늘리는 등 규제비율(100% 이내)을 맞추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왔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대출금리는 코픽스나 신규 잔액기준 코픽스 등 시장 금리와 연동돼, 금리가 떨어지면 대출 금리는 하락하는 반면, 수신금리는 은행 결정에 따라 내린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은 기준금리 인하로 수신금리도 내렸어야 했는데, 내년부터 신 예대율 규제가 적용되는 부분과 은행 눈치 보기 등 여러 이유에서 일단 내리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의 ‘수신(受信)’ 업무란 고객으로부터 신용을 받는 것으로, 고객이 은행을 믿고 돈을 맡기는 행위를 말한다.
한편 이날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2019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예대율은 지난 9월 기준 97.5%로 신 예대율 규제기준을 충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한국은행이 신 예대율 규제를 발표하기 이전인 지난 2017년 12월에는 이 규제를 적용할 경우 97%에서 100.7%로 높아져 대출금 비율이 규제기준 100%를 초과하는 상황이었다. 이와 같은 수치 변화는 규제 발표 이후 은행들이 예대율을 개선 노력을 지속한 결과라는 게 한은 평가다.
은행들은 신 예대율 규제 기준을 충족했지만, 수익률 걱정은 여전해 향후 조치에 금융권의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대출과 예금의 금리 낙폭 차이에 시중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은 감소하는 반면 신 예대율 규제는 지속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시중은행의 관계자는 "NIM에 기대를 걸지 않은지는 오래됐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1월 신 예대율 규제를 앞두고 있어 예대 마진 하락을 막을 수는 없다"며 "수익성 하락을 방어할 수는 없으니 결국 비용을 줄여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