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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 인수한 ‘딜리버리히어로’, 배달앱 '독점'으로 수수료 오를까?
배민 인수한 ‘딜리버리히어로’, 배달앱 '독점'으로 수수료 오를까?
  • 박은경 기자
  • 승인 2019.12.17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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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서 주가 급등...공정위의 M&A 합병 심사 여부가 ‘관건’, 독과점 우려에도 변수 다양
ⓒ딜리버리 히어로

[금융소비자뉴스 박은경 기자] 독일계 기업 ‘딜리버리 히어로’가 ‘배달의 민족’을 인수하면서 배달 서비스 시장 확대 및 재무구조 개선 기대감 등에 힘입어 주가가 급등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요기요’와 ‘배달통’을 운영하는 딜리버리 히어로가 배달의민족까지 인수하게 되면 사실상 배달 서비스 시장을 독점하게 된다며 독과점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현지시간) 배달의 민족 인수 발표 이후 독일 프랑크푸르트 거래소에서 딜리버리 히어로 주가는 전일 대비 23.23% 상승한 61.74유로에 마감했다. 2017년 6월 상장한 이후 일일 최고 상승률이자 최고가를 기록한 것이다.

현지에서도 배달의민족 인수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딜리버리 히어로는 배달의 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 지분 87%를 4조8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국내 인터넷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M&A(인수·합병)으로 알려졌다.

딜리버리 히어로는 현재 40여 개 국가에서 26개 음식 배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 업체다. 한국에서는 시장점유율 2·3위 업체인 '요기요'와 '배달통'을 운영 중인데, 1위 업체 배달의 민족까지 인수할 경우 국내 시장 점유율은 90%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의 인수합병을 두고 주식시장과 업계의 온도차는 극명하게 갈렸다. 시장에서는 만성 적자에 허덕이는 딜리버리 히어로가 수익화 단계에 접어든 배달의 민족 인수로 재무구조 개선을 기대하며 환영하는 반면, 업계는 독과점 우려를 내세워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그간 딜리버리 히어로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 오면서 매년 수천억원대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2016년 영업이익 25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딜리버리 히어로는 이번 배달의 민족 인수로 적자폭을 일부 개선하면서 손익분기점 달성도 더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승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딜리버리 히어로는 이번 인수로 아시아시장 침투확대와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우아한형제들 본사 방문자센터로 한 직원이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독일 자본, 배달 앱 시장 90% 이상 독점…각종 수수료 인상 및 횡포 현실화 우려”

하지만 국내 자영업자를 비롯한 업계에서는 독일 자본인 딜리버리 히어로의 배달서비스 독점으로 수수료 인상 횡포 등을 우려하며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협희회)는 이날 논평을 내고 "1개 기업으로 배달 앱 시장이 통일되는 것은 자영업 시장에 고통을 더하게 될 것"이라며 “배달앱으로 사실상 유통과정이 한 단계 추가되며 많은 자영업자가 수수료와 광고료 부담에 고통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배달 앱 회사들이 개별 영세 사업자에게 고율의 수수료를 뜯어 대형 프랜차이즈 가맹점에 할인 혜택을 몰아주는 마케팅 방식 또한 크게 우려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90% 이상의 배달 앱 시장이 독일 자본에 지배를 받게 되면 각종 수수료 인상과 횡포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즉, 배달의 민족, 요기요, 배달통이 한 회사로 흡수된 후 배달료와 각종 수수료를 일제히 인상하면 그 피해는 소비자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게 된다는 설명이다.

또 배달앱 시장의 노조가 연대해 동시 파업할 경우 음식점은 판매를 멈출 수 밖에 없다. 큰 손실을 입고, 소비자들도 불편을 겪을 전망이다. 결국 배달앱 독점은 배달시장의 성장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배달 노동자들의 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 또한 지난 13일 성명을 내고 "라이더들은 일방적인 근무조건 변경을 일삼는 두 회사의 통합이 라이더들에게 피해를 줄까 두려워한다"고 전했다.

관건은, 공정거래위원회가 딜러버리 히어로의 배달의민족 인수합병을 승인할지 여부다. 현재 국내 배달앱 시장은 ‘배민·요기요· 배달통’ 3강 체제를 유지 중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배달앱 시장 점유율은 배민 55.7%, 요기요 33.5%, 배달통 10.8% 등을 기록하고 있다.

이미 요기요와 배달통의 모기업이 같은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한 기업이 국내 배달앱 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셈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공정위가 독과점을 이유로 이들 M&A 승인을 허가하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 공정위는 시장 독과점을 이유로 대기업 인수합병 건을 무산시킨 사례가 있다.

단, 그러나 2009년 이베이(옥션)가 G마켓을 인수할 당시 독과점 우려에도 오픈마켓 규모의 경제 성장을 인정하며 합병을 승인했던 사례가 있어 장담할 수 없다.

우아한형제들과 딜리버리 히어로측 또한 공정 거래 관련 이슈는 따로 분리해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법적 검토를 맡길 정도로 철저한 준비 태세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향후 공정위가 이번 합병 심사 여부를 두고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독과점 여부를 판단할 땐 단순히 시장 점유율을 따지기 보다는 변화 가능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이번 심사는 향후 관련 시장이 얼마나 유연하게 변화할 수 있는지, 신규 사업자의 진입 장벽이 수월한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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