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한국공인중개사협회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부동산 정보 플랫폼 ‘한방’을 키우려고 네이버 부동산 등 경쟁 플렛폼에 중개 매물 광고를 집단 거절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다.
중개사협회는 개업공인중개사의 95% 가량이 가입한 독점적 지위의 사업자 단체다.
공정위는 회원들에게 ‘한방’을 제외한 경쟁 플랫폼에 중개매물 광고거래를 집단적으로 거절하도록 한 중개사협회에 대해 시정 명령을 내렸다.
16일 공정위에 따르면 네이버는 2017년 11월 네이버 부동산 중개 플랫폼에서 허위 매물과 광고를 걸러내기 위해 우수활동중개사 제도를 시작했다. 진짜 매물을 올려 거래를 마친 중개사에게 등급을 부여하는 제도다.
이에 상당수 중개사들은 경쟁 심화와 광고비 증가 등 우려를 제기하며 반발했다.
중개사협회는 이러한 반발 분위기가 자체 부동산 중개 플랫폼 ‘한방’을 활성화시킬 기회라 여기고, 네이버에 대해 중개 매물 광고 거래를 거절하는 캠페인의 시행에 들어갔다.
협회는 전국 친목회장, 지회장 간담회 등을 통해 모든 중개사들이 거래거절에 동참케 하는 등 캠페인 세부방안을 마련했고, 일부 지회에 상당한 예산도 지원했다.
집단 보이콧으로 작년 2월 네이버의 중개매물 건수는 전년 말에 비해 35%나 줄었다. 같은 기간 ‘한방’ 앱 중개매물은 157%, 포털 매물은 29%가 늘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자주 찾는 경쟁 플랫폼을 이용하지 못하게 된 중개사들이 이탈하면서 불매운동은 2018년 3월 초 자연스럽게 중단됐다.
공정위는 중개사협회의 집단행동이 부동산 중개 플랫폼 사업자 간 자유 경쟁을 제한하고 소비자 선택권을 침해했다고 밝혔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의 ‘사업자단체의 금지행위’와 ‘부당한 공동행위의 금지’ 조항에 어긋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