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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DLF 개선방안 발표...네티즌 "원금 까먹는데 또 팔게 해" 비난
금융위, DLF 개선방안 발표...네티즌 "원금 까먹는데 또 팔게 해" 비난
  • 박은경 기자
  • 승인 2019.12.12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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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발 물러선 금융위, 은행권 반발에 공모형 ELS 신탁(ELT)의 판매권 제한적으로 허용

[금융소비자뉴스 박은경 기자]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공모상품을 담은 신탁판매권’을 두고 치열한 줄다리기를 벌인 끝에 금융위원회가 한 발 물러섰다. 은행권의 공모형 ELS(주가연계증권)를 담은 신탁(ELT)의 판매권을 제한적으로 허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한 금융소비자들은 "원금 까먹는데 또 팔게 한다"며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ELS(주가연계증권) 신탁은 코스피 200지수 등 특정 주권의 가격이나 주가지수의 수치에 연계된 상품을 말한다. 즉, 앞으로 은행권은 코스피200지수 등의 대표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공모 신탁은 제한적으로 판매할 수 있게 됐다.

금융위는 12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이하 개선방안) 최종안을 발표했다. 앞서 지난달 14일 금융당국은 대규모 원금손실을 야기했던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 사태와 관련한 후속대책으로 이 같은 개선방안 초안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금융당국은 원금손실 가능성이 20~30% 이상인 고난도 사모펀드에 대한 은행권의 판매 중단조치를 내렸는데, 여기에 ‘공모상품을 담은 신탁판매권’을 제한했다. 이에 공모형 신탁상품까지 판매가 중단되며 은행권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서며 금융당국과 마찰을 빚어왔다.

당시 은행권이 반발하고 나선 이유는 공모형 신탁상품의 판매 규모가 42초9천억원에 달하는 ‘대어시장’이기 때문이다. 또 은행권은 공모형 신탁상품은 사모형 신탁 상품보다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신탁이란 은행이 고객이 맡긴 금전 또는 금전외재산(유가증권, 부동산 등)의 재산권을 위탁자가 지정한 수익자를 위해 운용·관리하는 제도를 말한다. 공모상품은 자본시장법상 공모(모집·매출)의 방식으로 투자자를 모으는 상품을 의미한다.

금융당국은 줄곧 이 같은 은행권의 입장에 상반된 의견을 보이며 대립각을 세워왔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난 2일 "공모 상품을 담은 신탁 판매를 허용해달라는 은행권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공모형 증권을 담았다고 해서 신탁이 공모상품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금융위가 발표한 개선방안 최종안에서 공모상품을 담은 신탁판매권을 일부 허용하면서 결국 은행권의 요구를 일부 수용했다.

금융위가 제한적으로 판매를 허용한 ‘공모형 ELS(주가연계증권)를 담은 신탁(ELT)’의 세부기준은 이렇다. 

먼저 기초 자산을 주요국 대표 주가지수인 5개(KOSPI200, S&P500, Eurostoxx50, HSCEI, NIKKEI225)로 한정할 것과, 공모로 발행되고 손실 배수가 1 이하인 파생결합증권을 담은 신탁 상품은 은행 판매를 허용하기로 했다. 또 ELT 판매 규모가 올해 11월 말 잔액(37조∼40조원) 이내로 제한된다.

단, 금융위는 은행이 일반 투자자에게 녹취·투자 숙려제도를 적용해야 하며 신탁 상품 설명서와는 별개로 신탁에 편입되는 고난도 상품(공모)에 대한 투자설명서도 반드시 교부할 것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금융위는 또 파생상품 투자권유자문인력만 이런 상품을 팔도록 제한했다.

이와 함께 금융위는 은행권이 신탁 재산 운용 방법을 변경할 때도 신탁 편입 자산에 대한 적합성·적정성 원칙, 설명 의무, 부당권유 금지 방안을 적용하기로 했으며, 이런 기준을 적용해 상품구조가 복잡해도 원금의 80% 이상이 보장된다면 은행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을 비롯한 금융소비자들은 DLF사태로 야기된 은행불신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 같은 금융위의 은행권 판매 일부 허용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한 네티즌은 "DLF금지 한지 얼마 안됐는데 고 위험 신탁상품들을 부분적으로 풀어준다는 것은?“이라고 꼬집으며 ”고객에게 이런 고 위험성 상품 내면 안된다. 아무리 ELT라도 고객 통장에 이윤 붙여주고 원금을 보존해 주는 것까진 좋지만, 서민들 피 빨아 먹어 은행 자생하는 건 좀 아니다“ 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다른 네티즌들은 “또 허용하나? 원금 까먹는 상품을 뭐 하러 자꾸 팔게 하는지”라며 “은행이 파생상품‧방카슈랑스 팔면 안 된다. 은행도 증권사도, 금융기관에서 영업하려면 모든걸 알아야 하는데 그렇게 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이 지속적으로 은행에 공모상품을 담은 신탁 판매권을 중단하며 완고한 자세를 취했던 것과 달리 한 발 물러섰으나. 소비자들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다. 이 가운데 은행권이 이 같은 ‘은행 불신시대’를 극복하고 공모형 신탁상품을 판매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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