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신한금융 회장 선임 앞두고 ‘법률리스크’ 통보...조용병 거취 주목
금감원, 신한금융 회장 선임 앞두고 ‘법률리스크’ 통보...조용병 거취 주목
  • 박은경 기자
  • 승인 2019.12.05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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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조 회장 연임 시 법원 실형 선고 우려한 듯…신한금융 선출 강행시 양측 충돌-갈등 촉발할 수도
▲ⓒ신한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금융소비자뉴스 박은경 기자] 금융감독원이 신한지주 차기 회장 선출 과정과 관련한 입장을 공식 전달한 가운데 신한 측이 선출을 강행할 경우 자칫 금융당국과의 충돌과 갈등이 우려되고 있다.

5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가 금융감독원의 법률리스크 지적에도 조용병 회장을 포함한 차기 회장 후보 5명을 확정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신한금융지주 측에 차기 회장 선출과 관련해 조용병회장에 대한 법률리스크를 우려했지만 회장후보추전위원회(회추위)를 강행한 것이다. 

신한금융지주의 회추위에 의한 숏리스트엔 조용병 현 회장과 진옥동 현 신한은행장, 임영진 현 신한카드 사장,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 민정기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이 포함됐다. 

신한금융지주의 숏리스트 발표는 이날 금융감독원이 신한금융지주 사외이사 면담에서 조용병 회장 연임 시 법적 리스크가 있다는 입장을 전달받은 뒤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금감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신한지주 지배구조와 관련한 법적 리스크가 그룹의 경영 안정성과 신인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을 전달하고, 이러한 리스크를 충분히 고려해 사외이사로서의 책무를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면담은 금감원 측 요청에 의해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이 지적한 법률리스크는 조용병 회장의 채용비리 관련 1심 재판 결과에 대한 우려다. 이 재판은 18일 예정된 변론종결(결심)일에 검찰 구형이 이뤄지고 내년 1월 중순쯤 선고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조 회장의 연임이 결정된 뒤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으면 지배구조 리스크가 커진다는 우려를 전한 것이다. 

금감원 '법률 리스크' 우려 전달 직후 신한지주 회추위, 일정 강행하며 금융당국과 의견 충돌

이 같은 조용병 회장의 법률리스크와 관련해 회추위를 서두르지 말 것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 주주총회까지다. 임기 만료일 두달 전인 1월 24일까지 후임자를 정하면 된다. 그러나 신한금융지주가 회추위를 예정대로 강행함에 따라 향후 조회장의 연임과 차기 회장 선출과 관련해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회추위는 한 달 이상 일정을 앞당겨 이달 13일에 5명 후보에 대한 면접을 거쳐 회장 후보를 추천하고 모든 절차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금감원이 우려를 전달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신한지주 회추위가 일정을 강행하면서 금융당국과의 의견이 충돌한 셈이다. 하지만 금감원은 회장 후보 선출은 어디까지나 이사회의 책임과 권한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재차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법적 리스크 우려를 전달하고 제반여건을 잘 감안해서 이사회가 판단하라는 입장을 전달했다”며 “회추위 일정에 대해서는 면담에서 언급하지 않았고, 이사회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의 이 같은 입장은 신한금융지주 회추위와 관련해 '관치(官治)' 논란이 불거질 것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조 회장은 2017년 취임 이후 그룹사 간 시너지 창출, 오렌지라이프 인수 등으로 비은행·비이자 수익을 강화했고, 지난해 KB금융으로부터 리딩금융 지위를 탈환하는 등 안정적인 경영 실적을 올렸다. 그러나 2015~2016년 신한은행장 재직 시절 채용비리 혐의로 인한 재판의 검찰 구형 결과가 걸림돌이다.

지난 해 10월 임원 자녀 등을 특혜채용한 의혹을 받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서 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지난 2월 채용비리 혐의로 재판 함영주 하나은행장, 금감원 법적 리스크’  우려에 연임 포기

현행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상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는 것이 아니라면 금융회사 임원에 취임할 수 있다. 1심에서 유죄 선고가 나오더라도 형 확정이 아니면 법적 제약은 없다. 다만 현행 신한지주 내부규범은 최고경영자의 도덕성을 가장 우선에 두고 있다. 직무수행이 부적절하다고 판단되는 경영진에 대해 이사회는 직위해임권을 갖고 있다.

현직 중 후보군에 오른 진 행장과 임 사장은 모두 일본에서 오랜 근무 경력을 바탕으로 재일동포 주주들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룹 내 핵심 계열사 CEO라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위 전 행장 역시 앞서 신한카드 사장을 지내던 2017년 1월 조 회장과 함께 회장 후보에 올라 경선을 치렀지만 자진 사퇴한 뒤 2년간 신한은행을 이끌었던 경력이 있는 핵심 후보다.

조 회장은 이날 퇴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다른 사람(후보)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전략도 새로 짜야 하는 등 머릿속이 복잡하다"며 "원점에서 출발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2월에도 채용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던 함영주 전 KEB하나은행장의 3연임이 거론될 때 하나금융 사외이사들을 만나 경영진의 법적 리스크우려를 전달했고, 함 전 행장은 직후에 연임을 포기했다.

조 회장의 연임을 둘러싼 금융당국과 신한금융지주의 입장이 엇갈린 가운데, 신한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후보 선출을 두고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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