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동남아 패키지여행 일정에 포함돼 관광객들이 쉽게 들르는 '쇼핑센터'에서 국내 안전 기준에 부적합한 특산품을 판매하고 있는 사실이 드러났다.
한국소비자원이 3일 베트남(하노이), 태국(방콕·파타야), 필리핀(보라카이·세부), 말레이시아(코타키나발루), 인도네시아(발리) 등 동남아 5개국 7군데의 ‘관광객 전용 쇼핑센터’에서 판매하는 주요 식품·화장품·공산품을 대상으로 안정성 및 표시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밝혔다.
동남아 쇼핑센터에서 판매하는 제품 상당수에서 국내 안전기준을 초과하는 이물질들이 다량 검출됐다. 특히 한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구매하는 노니가루에서 쇳가루(금속성이물질)가 최대 25배가 검출됐다.
또한 체지방 분해 등 효과를 인정받아 최근 국내에서 구매가 급증한 칼라만시 원액에서는 세균수가 기준의 45배가 초과 검출돼 관광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노니 25배·벌꿀 27배·칼라만시 45배 국내기준 초과
한국소비자원의 조사 결과, 동남아 5개국에서 판매되는 식품 및 화장품 32개 제품 중 10개 제품에서 국내 기준을 초과하는 금속성이물질과 히드록시메틸푸르푸랄(HMF), 세균 등이 검출됐다.
노니가루 등 분말 3개 제품에서는 쇳가루가 국내 기준을 25배, 벌꿀 6개 제품에서는 HMF가 국내 기준을 최대 27배 초과 검출됐다. 특히 HMF는 벌꿀의 신선도를 나타내는 수치로, 이 수치가 낮을수록 고품질 상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칼라만시 원액 제품에서는 세균수가 45배 초과 검출됐다.
또 코타키나발루와 세부에서는 국내에서 사용이 금지된 센나, 통캇알리, 인태반(사람 태반)이 포함된 식품과 화장품 4개 제품이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센나는 설사를 유발하며 통캇알리도 식품원료 사용이 금지됐다. 인태반은 윤리적 문제와 위생 및 안전성 때문에 식품과 화장품 모두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야생 꿀’이라 불리는 석청 제품 1개는 원산지 표시가 없어 수입금지 제품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으나 그레이아노톡신이 포함된 ‘네팔 산 석청’ 일 수 있어 구매 시 주의가 필요하다. 그레이아노톡신은 저혈압과 시각장애 등을 유발하는 중독성 물질을 함유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문화체육관광부에 ‘국외상품정보제공표준안’을 정해 쇼핑센터 이용 시 제품의 시험성적서 정보를 제공하도록 요청한 상태다.
또 한국여행업협회에 국내 안전기준에 적합한 성적서를 갖춘 쇼핑센터에만 여행객을 안내하게 하는 가이드라인이 마련될 예정이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동남아 현지 쇼핑센터 등에서는 국가 간 제도 차이로 인해 국내 안전기준에 부적합한 제품이 판매될 수 있으므로 관광객들은 신중하게 구입해야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