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과 檢, 수사관 죽음을 정략적으로 이용하지 말라
靑과 檢, 수사관 죽음을 정략적으로 이용하지 말라
  • 오풍연
  • 승인 2019.12.03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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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한 부분만 발췌해 여론몰이 하면 안 돼...전후 사정 잘 살펴본 뒤 자살 원인 규명해야

[오풍연 칼럼] #1: 숨진 검찰 수사관을 두고 청와대와 검찰의 기싸움이 한창이다. 청와대는 마치 검찰의 압박에 못 이겨 이 수사관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처럼 흘리고 있다.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로 본다. 청와대 쪽이 수사관에게 압박을 가했을 가능성이 크다. 상식적으로 볼 때 그렇다는 얘기다. 청와대 주장대로 고래고기 싸움 때문에 내려갔다면 그가 죽을 이유가 없다. 죽음의 원인도 반드시 밝혀야 한다.

#2: 대형 로펌 대표로 있는 지인이 전화를 했다. "*** 내가 데리고 있던 친구인데." 숨진 검찰수사관을 두고 하는 말이다. 검사로 있을 때 2년 6개월 가량 함께 일했다고 했다. 무엇보다 착한 친구여서 더욱 안타깝단다. 나도 조문을 가고 싶을 정도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3: 청와대 민정비서관실에서 근무했던 검찰 수사관의 죽음은 규명돼야 한다. 청와대가 오늘 억측 및 수사 압박에 의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펼쳤다. 굉장히 위험한 접근 방식이다. 그런 방향으로 여론몰이를 할 수 있어서다. 누구든지 조사 대상자가 되면 압박을 받을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그게 비정상이다. 당당하다면 검찰에 가서 진실을 말해야 하지 않겠는가.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죽음이 정쟁의 대상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검찰 수사관이 숨진 뒤 내가 느낀 단상을 이처럼 페이스북에 올렸다. 사건을 바라보는 나의 솔직한 심정이다. 그런데 청와대가 오버하고 있다는 느낌도 든다. 어차피 자살 원인도 밝혀질 것으로 본다. 물론 추측에 가깝다. 검찰이 2일 오후 이 수사관의 휴대폰과 자필 메모를 압수수색했다. 사망 경위를 밝히기 위해서다. 온갖 억측이 난무하는 만큼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경찰로서는 황당했을 것이다. 자기네도 사망 원인을 밝혀야 하는데 결정적 단서라고 할 수 있는 휴대폰을 검찰에 넘겼다. 경찰을 못 믿어서가 아니라 검찰이 가져간 것은 잘한 일이다. 아무래도 수사력은 경찰보다 검찰이 뛰어나다. 이미 경찰은 김기현 전 울산시장 사건 수사를 하면서 신뢰를 잃었다. 당시 수사는 다분히 의도적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지 않은가.

청와대는 적극적인 공세를 펴고 있다. 숨진 수사관이 울산지검에 출석하기 전날인 지난 달 21일, 민정비서관실 B행정관에게 전화를 걸었다면서 그 내용도 공개했다. '우리는 울산 고래 고기 때문에 울산에 간 것 밖에 없는데 왜 부르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는 것. 이 통화 한 시간 뒤에는 숨진 수사관이 다시 A행정관에게 전화해 '앞으로 내가 힘들어질 것 같다. A행정관과는 상관없고, 개인적으로 감당해야 할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고도 했다.

청와대의 이 같은 해명이 먹힐까. 청와대도 그렇고, 검찰도 유리한 부분만 발췌해 여론몰이를 하면 안 된다. 전후 사정을 잘 살펴본 뒤 자살 원인을 규명해야 한다. 유가족들을 위해서도 그렇다. 가장을 잃은 가족들을 생각해 보라. 검찰은 신속히 수사할 필요가 있다. 아무래도 단서는 휴대폰 안에 있을 것으로 본다. 있는 그대로 밝혀라.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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