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공모상품 신탁판매권 놓고 은행권 요구 거절…기싸움 ‘팽팽’
금융당국, 공모상품 신탁판매권 놓고 은행권 요구 거절…기싸움 ‘팽팽’
  • 박은경 기자
  • 승인 2019.12.02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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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형 신탁, 운용방식이 사모형과 유사”…42조 9천억 ‘대어 시장’ 잃을 위기
시민단체가 지난달 26일 금감원 앞에서 DLF 사태 관련 금융당국 책임 촉구 등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소비자뉴스 박은경 기자] 공모상품을 담은 신탁판매권을 둘러싼 은행권과 금융당국의 기 싸움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공모 신탁상품 판매를 허용해달라’는 은행권의 요구를 거절했기 때문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공모상품으로 구성된 신탁의 은행 판매를 허용해달라는 은행권의 건의는 수용하지 않는 쪽으로 내부 방침으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달 14일 금융당국은 DLF사태에 관련한 후속대책으로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금융당국은 원금손실 가능성이 20~30% 이상인 고난도 사모펀드에 대한 은행권의 판매 중단조치를 내렸는데 여기에 공모형 신탁상품까지 판매가 중단되며 은행권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신탁이란 은행이 고객이 맡긴 금전 또는 금전외재산(유가증권, 부동산 등)의 재산권을 위탁자가 지정한 수익자를 위해 운용·관리하는 제도다. 금전신탁의 경우 은행은 고객이 지시한 대로만 자산을 운용해야 한다. 

공모펀드(Public Offering Fund)는 자본시장법상 공모(모집·매출)의 방식으로 투자자를 모으는 펀드다. 사모펀드(Private Placement Fund)는 자본시장법상 공모 외의 방식(사모)으로 투자자를 모으는 펀드다.

은행권이 반발하고 나서는 이유는 공모형 신탁상품의 판매 규모가 42초9천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또 은행권은 공모형 신탁상품은 사모형 신탁 상품보다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이날 이 같은 은행권의 요구를 거절하며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금융위 관계자는 2일 "공모 상품을 담은 신탁 판매를 허용해달라는 은행권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공모형 증권을 담았다고 해서 신탁이 공모상품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즉, 공모방식으로 판매한다고 해도 운용방식 등이 사모형 신탁과 유사하가 때문에 공모형 신탁을 허용해달라는 건의는 사실상 현실성이 없는 방안이라는 것이다. 공모 상품을 담은 신탁을 '공모형 신탁'으로 보고 판매를 허용한다면, 공모 상품으로 구성된 사모펀드 역시 은행 판매를 허용해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이다.

금융당국은 신탁이 사실상 은행이 권하는 포트폴리오대로 운용되고 있고, 은행과 고객의 1대1 계약임에도 유사한 형태의 포트폴리오를 다수에게 적용하고 있어 사모펀드와 같이 규제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이 같은 입장은 이미 예측된 바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6일 기자들과 만나 "은행이 잘못해서 은행에 (고난도 신탁판매를) 하지 말라는데, 은행이 갑자기 DLF 피해자처럼 나타났다. 그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신탁은 다 죽었다' 협박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요구를 거절하고 나서며 선을 그은 이상 은행권은 공모상품을 포함한 신탁상품을 판매하지 못하게 됐다. 42조9000억원에 달하는 은행 공모 신탁 시장을 잃게 돼 타격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앞으로 은행권은 금융당국의 정책에 따라 모형 주가지수연계증권(ELS)를 담은 ELT(주가지수연계신탁), DLS(파생결합증권)를 담은 DLT(파생결합증권신탁) 등도 최대 원금손실이 20~30%를 넘지 않게 설계해야만 판매할 수 있다.

한편,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건의사항을 살펴보고 가급적 이른 시일 내 보완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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