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파만파' LG전자 건조기 기능논란과 구광모 회장의 책임
'일파만파' LG전자 건조기 기능논란과 구광모 회장의 책임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11.21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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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자료 10만원 결정에 소비자들 '집단 소송제' 도입 주장...'공격경영' 추구하는 具회장 용단 내려야

[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악취와 먼지가 나는 등 자동세척기능에 논란이 있어 소비자원에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한 소비자들에 대해 공정위가 20일 LG전자 건조기 구매자에게 1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공정위의 판결에 소비자들은 “200만 원짜리 건조기에 10만원 보상 뿐”이라며 불만의 목소리가 더 높아졌다. “LG전자가 콘덴서가 광고와 차이가 있다고 인정을 했으면 허위·과대광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환불해 달라”는 주장이다.

이번 분쟁조정 결과는 소비자원에 분쟁조정 신청을 한 247명에 대해서만 적용된다. LG전자가 이를 수용한다면 총 2천470만원을 지급해야 하는 셈이다. 그러나 법적 강제성은 없어 LG전자 측에서 위자료 지급을 거절할 수도 있다.

이에 일부 소비자들은 집단 소송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대표 피해자가 가해자를 상대로 소송을 하면 다른 피해자들은 별도 소송 없이 그 판결로 피해를 적용받을 수 있는 집단소송이 국내에서도 법제화가 시급하다.

LG전자가 조정안을 검토해보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내놓은 가운데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기업 이미지의 타격이 불가피해져 ‘위자료를 지급할 지, 소비자와 법적 분쟁까지 진행할지’ 에 대한 귀추가 주목된다. 

문제는 LG그룹을 이끄는 구광모 회장의 건조기 사태에 대한 수습 능력이다. 구 회장은 장기화하는 이 사태의 책임을 계열사인 LG전자에만 미룰 뿐 그룹회장으로서 구체적인 결정이나 단안을 내린 적이 없다.

이는 과거 인화와 정도 경영을 가치로 화합을 중시했던 LG그룹이 40대의 젊은 구광모 회장이 취임하면서 최근 공격적인 행보를 연이어 보이는 것과 대비가 된다. 그는 선대의 정도경영을 이어가면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서는 과감히 변화를 선택하는 파격을 선보이기도 했다.

LG그룹 구광모 회장

LG화학은 지난 4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전기차 배터리 가술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소송을 제기하고, 형사 고소까지 진행했다. LG전자는 최근 삼성 TV 화질이 ‘8K(가로 화수소 약 8000)’ 국제 기준을 못 미친다면서, 삼성전자의 QLED 8K TV 신제품을 공개적으로 분해하고 부품을 뜯어냈다. 이와함께 공정거래위원회에 삼성전자의 TV 광고를 허위 및 과장 광고로 신고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7SK텔레콤과 KT를 단말기유통구조법(단통법)상 불법보조금을 살포했다는 이유로 방송통신위원회에 신고했다. 이는 단통법 시행 이후 사상 처음 있는 일로 당시 업계에서는 5G 마케팅 경쟁에 있어 불리해진 LG유플러스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공격적으로 달려들고 있다는 평이 나온 바 있다. 이밖에 LG생활건강은 지난 6월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쿠팡을 신고하기도 했다.

LG전자의 의류건조기 기능 논란은 상당 기간 이어져 왔다. 그런데도 LG 측의 대응은 뜨뜻미지근하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고 일시변통식의 처방만 내놓았을  뿐이다. 그동안 다른 라이벌 기업에는 이례적으로 공격적이고 호전적인 태도를 보인 구 회장이 건조기 사태에서는 뜻밖에 소극적으로 일관한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게 소비자들의 일반적인 반응이다.    

적지 않은 소비자들은 무상 수리라도 소비자들이 직접 시간을 들여 수리를 받아야 한다며 환불과 리콜을 요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LG를 심하게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LG전자가 의류건조기 문제에 대해 소비자가 원하는 리콜·환불이 아닌 무상 수리 조치를 결정하면서 LG그룹이 여론 악화를 우려해 손 쉽게 움직인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생활가전의 명가'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 LG'불량' 의류건조기 사태로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땅바닥까지 추락했다. LG건조기 피해 소비자들은 교체·환불 요구했지만 LG전자는 무상수리만 해 주겠다고 결정하면서 고객들의 실망감은 크기만 하다.

평소 품질경영을 약속했던 구광모 회장이 한때 LG화학 기술연구원을 방문하는 등 사태 진화에 나섰지만 한번 돌아선 고객들의 마음을 잡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왕 공격경영을 하기로 작심했다면 구 회장이 지금이라도 전면에 나서서 LG전자 건조기 사태를 수습하고 소비자들의 불만을 달래는 용단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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