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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공후사는 이룰 수 없는 허황한 꿈인가?
선공후사는 이룰 수 없는 허황한 꿈인가?
  • 임정덕
  • 승인 2019.11.05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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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덕 칼럼] 지난 3년여 간 한국에서 전개된 좌우 대립은 체제를 바꾸려는 세력과 체제를 지키려는 세력 간의 전투로 비유할 수 있다. 70여 년 전의 해방 공간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이런 전투는 단번에 끝나 상황이 종료될 수도 있고 여러 전투가 모여서 전쟁의 승패로 나타날 수도 있다. 이런 때 결정적 전투를 어느 쪽이 이기게 되느냐에 따라 전쟁의 승패가 결정되어 체제를 지키느냐, 아니면 바꾸려는 시도가 가능하게 되느냐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문재인 정권의 의도는 외교 안보에서는 남북 관계, 한미 관계, 한중 관계, 한일 관계 등 외부 여건의 근본적 전환을 시도하고, 경제에서는 포퓰리즘을 앞세워 유권자의 중독 증세까지 노리는 각종 사회주의적 정책을 계속하고, 정치 사회분야에서는 적폐 청산을 앞세운 갈등 구도로 모든 분야에서 국민의 대립을 조장하면서 자기 지지 세력은 무조건 돕고 공고화하는 전략으로 간파된다.

지금까지 더 노골적으로 시도하거나 밀어붙이지 못한 이유는 국회 의석수에서 과반을 차지하지 못하여 민주적 절차라는 합법성을 가지지 못했고, 나아가 동조 세력을 더 확보해서 헌법 개정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다.

좌파는 지난 대선이라는 중요한 전투에서 이미 승리했고 내년 봄의 총선 전투에서 승리하면 사실상 전쟁에서 이기는 것이 되어 숨겨 둔 야욕과 의도를 본격화할 것이다. 전투가 아닌 전쟁의 승리가 되므로 패배한 우파가 할 수 있는 수단은 비겁하게 나라를 떠나거나, 숨죽이고 엎드리거나, 아니면 각종 게릴라전을 통해 저항하는 것 정도다. 하지만 치열성과 헌신성, 집요성 등에서 지금까지 좌파를 따를 수 없었던 우파의 활약을 크게 기대하기는 어렵고 그나마도 비용과 희생이 너무 클 것이다.

이미 사법부를 장악한 대통령이 국회마저 과반 의석을 차지하게 되는 국내 여건에 더하여 무조건 종북, 노골적 반미, 백년 이전으로 회귀하려는 친중(親中)의 한반도 구도는 나라를 사실상 ‘종북 사회주의 국가화’라는 돌이키기 어려운 상태로 몰아갈 것이다. 따라서 내년 총선의 의미는 종래의 선거와는 다른 특별한 중요성이 있는 전투이며 전쟁의 결정판일 수도 있다.

상식과 경험으로 전망해 보자. 내년 총선에서 각 선거구마다 좌우 후보가 한 명씩 나서면 현재까지의 여론 상황을 가정해서 한번 해볼 만한 전투가 된다. 그러나 과거의 예와 같이 좌파(여권)는 사실상 단일 후보로 최종 정리되고 우파(야권)는 난립하면 결과는 볼 것도 없다. 소위 우파의 본거지라는 곳에서라도 당선을 장담할 수 없다.

따라서 전체적으로는 필패 내지 괴멸이다. 여론조사는 통계를 이용하는 과학적 방법이므로 경시해서는 안 된다. 오늘날 선거는 기적이나 과거의 선거 바람과 같은 요행을 바라는 방법은 결코 통하지 않는다. 전투가 임박한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현재 군소 정당과 여당이 함께 선거법을 개정해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비례대표를 더 많이 당선시키려는 시도를 노골적으로 하고 있으므로 우파는 더욱 불리할 수밖에 없다.

정치인은 선거에서의 당선이 최선이고 활로다. 그런데 이번 전투에서는 각 개인이 지게 되면 그 전투뿐만 아니라 전쟁까지도 지게 되어 자신도 나라도 같이 설 땅이 없어지는 결과를 낳는다. 이 경우 자신도 재기할 꿈과 희망을 접어야 한다. 철새 정치인과 같이 이해관계를 따라 이념과 신념도 아랑곳하지 않는 예외를 제외하고는.

우파의 특색대로 개인 또는 소속에 따라 명분과 입장이 다르고 자기 나름의 정체성을 살려야 하는 이유가 여러 가지 있을 수 있다. 또 이해관계와 감정이 매우 다를 수도 있다. 그러나 전쟁에서 지지 않기 위해, 그래서 나라를 살리기 위해 이번 전투에서는 최선이 아니라면 차선이라도 택하는 결단은 불가능한 꿈일까? 전투도 전쟁도 같이 져서 개인도 나라도 같이 망가지는 길을 피하는 방법은 없는가?

선현들이 가르치고 모범을 보인 대로 선공후사(先公後私)를 택하는 길뿐이다. 어떤 결정에서도 우선순위를 고려할 수밖에 없는데 이번에는 나라를 첫 번째로 놓고 생각하는 것이 요긴하다. 그동안 수많은 공인이 자기를 맨 앞자리에 놓고 나라는 두 번째 이하로 놓고 판단하는 결정을 했기 때문에 오늘날과 같은 사태가 발생했다고 단언할 수 있다.

옛날 6.25 군가에 이런 구절이 있다. “이 몸이 죽어서 나라가 산다면 아 이슬같이 죽겠노라” 이런 노래를 몸으로 실천한 선진들이 자기를 희생해서 살리고 지금까지 발전시킨 이 나라를 이때 구하고 살리는 길은 ‘내가 아니면 안 된다’ 또는 ‘나는 반드시 살아남아야 한다’는 아집을 버리고 선공후사 정신을 살리는 길밖에 없다. 그리고 이 정신은 기존 거대 야당부터 먼저 실천해야 한다. 사즉생(死卽生)이다.

#이 칼럼은 "(사)선진사회만들기연대의 '선사연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임정덕 ( jdlim@pusan.ac.kr )

부산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
효원학술문화재단 이사장
(전) 부산발전연구원장
(전) 한국남부발전 상임감사위원
(전)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위원


저 서

적극적 청렴-공기업 혁신의 필요조건, 2016
부산 경제 100년-진단 30년+ 미래 30년, 2014
한국의 신발산업, 산업연구원,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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