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묵은 ‘키코사태’ 해결될까…은성수, 공대위 단독 면담
11년 묵은 ‘키코사태’ 해결될까…은성수, 공대위 단독 면담
  • 박은경 기자
  • 승인 2019.11.04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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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코, ‘DLF사태' 불거지자 올해 국정감사서 재점화…이달 중 분쟁조정 회부
조붕구 키코 공동대책위원회 위원장. ⓒ키코공동대책위원장 

[금융소비자뉴스 박은경 기자]지난 2008년 수 백 개의 기업에 손해를 입히고 우량 중소기업의 도산을 초래했던 ‘키코(KIKO) 사태’가 발생 10여 년 만에 해결될 수 있을지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행보와 분조위 회부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조붕구 키코 공동대책위원장은 지난 1일 키코 사건 발생 10여 년 이후 처음으로 금융위원장과 단독 면담을 약 50분간 진행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서울 정부청사 금융위원회에서 열린 이번 첫 면담은 은성수 금융위원장 취임 후 대책위의 요청으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키코(KIKO)사태’는 최근 대규모 원금 손실을 초래한 ‘DLF사태'가 불거지자 지난 국정감사에서 재점화 됐다.

‘키코 KIKO(knock-in, knock-out) 사태’는 2007년부터 국내 수출 기업에 집중적으로 판매됐으며 일정 환율 범위 내에서 환율 손실을 보상해주고 그 이상이 되면 기업이 달러를 매입하여 되사주는 파생 금융 상품이다.

2005년부터 2006년 키코 상품이 판매되기 직전 달러 시세가 내려가고 있었는데 당시 수출 중소기업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달러대비 원화 가치가 내려가는 것을 염려했고 은행에서는 달러의 가격이 하락해도 어느 정도 선에서 보장해 주겠다는 키코상품을 판매했다. 

하지만, 이 상품은 환율이 미미하게 떨어졌을 경우만 보장해줄 뿐 환율이 일정 수준 이상 하락할 경우에는 전혀 보장을 안 하는 구조였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환율이 급락하면서 키코 가입 기업들이 큰 손실을 입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당시 키코사태로 기업 738개사가 3조2247억원에 달하는 피해를 봤으며 919개의 중소기업이 손해 또는 도산됐고 우량 중견기업들이 무너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지난 8일 국정감사에서 더불어 민주당 제윤경 의원은 "키코와 DLF의 공통점은 예상 기대수익은 굉장히 제한적이고 손실은 무제한 혹은 원금의 100% 손실이 날 수도 있는 굉장히 심각한 상품이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시에 키코 관련된 금융감독당국의 엄중한 조치가 취해졌었더라면 이번 DLF 사태도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꼬집으며 키코사태의 미흡한 조치를 질책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또한 "금융당국이 오히려 키코사태를 적절히 처리하지 못하고 넘어간 것이 이번 DLF 사태의 원인"이라고 언급하며 키코사태의 해결에 나설 것을 시사하며 10여년 만에 보상여부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했다.

조봉구 공대위 위원장은 은성수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피해 기업인들의 경영 정상화와 키코사태의  민관합동조사위 설치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대위에서 제시한 경영 정상화 방안으로는 우선, ▲키코 피해기업 연대 보증인 보증 해지 및 보증채무 면제 ▲키코 피해기업에 대한 전폭적인 수출 보증지원 ▲원활한 경영 활동을 위한 키코 피해기업 및 대표자 신용등급 상향 ▲한국은행 특별 융자 이자율 적용 ▲키코 및 DLF/DLS 사태의 피해구제 방안으로 구제 기금 조성 ▲키코 피해기업 지원 전용 재기지원 펀드 조성 및 해외시장개척자금 지원 ▲키코 피해 보상금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세금 및 제비용 감면 등 총 7개의 방안을 제시했다. 또한 민관합동조사위를 설치해 오버 해지 피해기업들을 심층조사해줄 것도 추가 요청했다.

공대위는 "(은 위원장에 관해) 수출입은행장을 거치면서 키코 관련 이해도가 높은 것 같다"며 "특히 피해기업들이 어떤 상황에 있는지 파악 중이며, 방안을 살펴보며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전달 받았다"고 전했다.

조봉구 공대위원장은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동안 정부 당국에 철저히 소외되어 온 키코피해가업인들의 목소리를 진정성 있게 들어준 것에 의미를 뒀고, 문제를 파악하고 인식하는 점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한편, 공대위는 금감원 분쟁조정 결과 후 추가 면담을 진행할 방침을 전했다. 윤석헌 금감원장이 국정감사에서 지난달 중으로 개최를 예고했지만, 조정 대상자인 은행의 조정안 수용 여부 등을 고려하면서 분조위 개최가 늦어지고 있다.

금감원은 키코로 피해를 본 4개 기업(일성하이스코·남화통상·원글로벌미디어·재영솔루텍)이 신청한 분쟁 조정은 이달 중으로 분조위 회부를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은성수 위원장이 면담에 나서는 등 ‘DLF사태’로 불거진 ‘키코사태 책임론’에 힘이 실리면서 키코사태가 10여년만에 해결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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