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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내려도 대출금리 오른다고?…서민 이자부담 '불똥'
기준금리 내려도 대출금리 오른다고?…서민 이자부담 '불똥'
  • 홍윤정 기자
  • 승인 2019.11.03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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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의 역설(逆說)'...외국인 채권 매도-서민형 안심전환대출 판매 등 채권금리 인상 탓

[금융소비자뉴스 홍윤정 기자] 기준금리 인하에도 대출금리는 오르고 있다. 올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두 차례나 내렸으나 대출금리는 오히려 오름세인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선 낼 이자는 많고, 받을 이자는 줄어드는 것이다.

기준금리를 따라서 대출금리와 예금금리 모두 내려가는 게 일반적이다.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것은 외국인의 채권 매도와 정부의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판매 등으로 채권금리가 오르는 탓이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날 기준 KB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형(혼합형·이후 변동형으로 전환) 금리는 2.55~4.05%로, 전주보다 0.09%포인트 높다. 신한은행은 2.94~3.95%(지난달 28일 대비 0.08%포인트↑), 우리은행 2.79~3.79%(0.08%포인트↑), 농협은행 3.14~4.24%(0.28%포인트↑), 하나은행 2.751~4.051%(0.058%포인트↑)다.

보금자리론 최저금리도 올랐다. 주택금융공사는 2.0%에서 2.2%로 인상한다. 보금자리론 금리가 인상된 건 지난해 6월 이후 17개월 만이다. 공사는 “보금자리론의 기준으로 삼는 국고채 5년물 금리가 지난달에 이어 이번달에도 계속 올라 부득이하게 인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울러 은행 대출금리의 주요 지표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가 시장에 반영되지 않았다. 지난달 코픽스에는 한국은행의 ‘10월 인하’가 반영되지 않았다. 지난달 코픽스는 15일 공시됐고, 한은 기준금리 인하는 다음날인 16일 단행됐다. 따라서 약 한 달 간의 시차가 생긴 것이다.

외국인 채권 매도도 대출금리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최근 미중 무역협상 진전에 따라 안전자산 선호가 약해지면서 안전자산인 채권 매도가 이어졌다. 고정형 주택담보대출이 주로 연동되는 은행채 5년물(AAA) 금리는 7월말 1.50%에서 8월말 1.39%로 낮아졌다가, 9월말 1.55%에 이어 지난 1일 1.801%로 껑충 뛰었다.

또 연말 안심전환대출로 인한 대규모 주택저당증권(MBS) 발행이 예정된 탓도 있다. 주택금융공사는 오는 12월부터 20조원 규모의 MBS를 발행할 예정이다. 채권 공급이 늘어나면 채권 값이 떨어지고, 이와 반대로 채권 금리는 오른다.

당분간 대출금리가 내림세로 돌아서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도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가능성이 옅어져서다.

반면 기준금리 인하를 이유로 은행들은 예금금리를 낮추려 하고 있다. 결국 소비자 입장에서는 내야 하는 이자는 많아지고 받을 이자는 줄어드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금리 변동 위험을 가급적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대출 결정을 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조언한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카드·캐피털사도 대출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 지금 당장은 과거 발행한 저금리 채권을 주춧돌 삼아 버틸 수 있지만 채권금리가 계속 오른다면 수익성 악화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2금융권마저 대출금리를 올린다면 서민 경제에 직접적 타격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금융권은 은행권을 이용하기 어려운 취약·한계차주가 많아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 이들 취약차주에 대한 부담이 늘어나면 연쇄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인하됐지만 대출금리만 오르게 된 탓에 서민의 어려움은 더욱 커지고 있다"며 "사실상 금리 인하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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