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임동욱 기자] 금융당국이 무자본 인수합병과 바이오·제약주 관련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 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지난 달부터 과열 징후를 보이고 있는 바이오주에 대해 금융당국이 또다시 경고장을 꺼내듬 셈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보름 전 투자 자제를 권고했음에도 ‘약발’이 듣지 않자 다시 한번 개입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검찰과 함께 협의회를 열고 바이오·제약주 관련 불공정거래 행위와 무자본 인수합병(M&A) 등에 대한 감시·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3일 발표했다.
협의회는 최근 신약 개발기업의 임상시험 성공·실패 관련 공시에 따라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개인투자자의 손실이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헬릭스미스는 지난 9월 말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임상 3상 결론 도출 실패 사실을 공시한 이후 18만원대였던 주가가 1주일 만에 6만원대로 고꾸라졌다. 앞서 코오롱티슈진과 신라젠 등도 임상 과정에서 불거진 악재로 주가가 급락했다.
금융위는 최근 무자본 M&A로 인한 주가조작과 임상 성패 여부에 따른 신약 개발기업 주가 변동 등으로 소액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커 감시·감독 방안을 마련해 체계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M&A 관련 인수 주체와 인수자금, 담보 제공 등에 관한 허위공시 여부, 단기 차익 실현 목적의 시세조종, 허위공시 여부 등이 주요 점검 사항이다. 금융당국은 신약 개발기업의 임상 진행 경과 관련 주가 급등락에 따른 이상 매매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들여다 볼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달 17일에도 이례적으로 ‘바이오·제약주 관련 투자자 유의사항’이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한 바 있다. 그럼에도 지난 1일까지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이 72.89% 급등했으며 이어 젬백스(64.80%), 네이처셀(51.25%), 신라젠(37.26%), 에이치엘비(31.50%) 등이 일제히 30% 이상 오르는 등 투자 열기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당국이 최근 바이오주 급등세가 불공정거래와 관련이 깊다는 뚜렷한 증거를 내놓지 못한다면 이번 경고도 주가 흐름에 별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