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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F사태’ 답습?...증권사들, ‘고위험‧고수익’으로 투자자 유인
'DLF사태’ 답습?...증권사들, ‘고위험‧고수익’으로 투자자 유인
  • 박은경 기자
  • 승인 2019.10.28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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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투협 "원금 비보장형 상품이 3천234건, 625%…원금보장형은 37.5%에 불과“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금융소비자뉴스 박은경 기자]앞서 대규모 원금 손실로 금융원에 ‘윗선책임론’을 불사한 파장을 몰고 온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DLS)’ 사태에도 불구하고 증권사에서는 여전히 이를 답습하듯 ‘고위험‧고수익’의 파생상품의 판매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증권사가 수수료 수익에 급급한 나머지 '고위험 고수익(High Risk High Return)'을 내세워 투자자를 유인하는 행위라는 지적이 일었다. 

금융권에서는 ‘제2의 DLF사태’를 우려해 이 같은 파생상품의 판매를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더불어 최근 라임자산운용의 ‘환매중단사태’를 촉발한 메자닌 펀드 또한 파생상품에 해당돼 규제의 필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사의 파생결합증권(DLS) 발행 건수 5천171건 중 원금 비보장형 상품이 3천234건으로 62.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금보장형은 1천937건으로 37.5%에 불과했다.

증권사의 전체DLS 발행 건수 중 원금 비보장형 상품 비중은 2011년 31.7%에서 2017년 70.9%로 6년 만에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62.5% 다소 줄었다가 올해(3분기 누적 기준)는 74.9%로 증가했다.

DLS상품 외에 또 다른 파생결합상품인 주가연계증권(ELS)도 마찬가지다. 전체 ELS 발행 건수 중 원금 비보장형 상품 비중은 2011년 76.3%에서 지난해 90.5%로 증가했고 올해(3분기 누적 기준)도 91.9%로 확대됐다.

ELS‧ETN은 코스피 같은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결합상품이고 DLS‧DLF는 그 외 금리, 신용, 원자재, 환율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결합상품이다.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기간 정해진 구간에서 움직이면 약속한 수익률이 지급되고 해당 구간을 벗어나면 원금 손실을 볼 수 있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

문제는 이 같은 파생상품의 위험성이다. ‘고수익‧고위험’이 특징인 파생상품은 원금 전액 손실을 감수해야하기 때문에 ‘제2의 DLF 사태’를 야기할 수 있다. 

이날 금감원은 ‘DLF사태’의 심각성이 과거 발생한 금융사와 투자자간의 분쟁조정 사례에 비춰 볼 때 가장 심각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 주 합동검사가 종료되는 DLF사태에 대한 금융권의 징계수위는 그간 이론상 불가능한 수준이었던 70%이상의 손해배상을 물게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가운데 증권사에서 여전히 위험등급이 높은 ‘초고위험’에 속하는 원금비보장형 ETN 및 DLS 같은 파생상품의 판매비중이 높아 금융권을 휩쓰는 'DLF사태‘를 답습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다.

통상 금융투자상품 위험등급은 초고위험(1등급), 고위험(2등급), 중위험(3등급), 저위험(4등급), 초저위험(5등급) 등 5등급으로 구분되는데 원금 비보장형 ELS·DLS 상품은 1~2등급에 속하고, 특히 원금이 20% 이상 손실 가능한 상품은 1등급으로 분류된다.

일각에서는 고위험‧고수익 상품의 판매가 필요하지만 여전히 증권사에서 투자자에게 위험성을 충분히 인식시키지 못한 채 판매되는 관행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시장에는 고위험‧고수익 상품도 필요하고 저위험‧저수익 상품도 필요하지만 이번에 초고위험 상품이 위험 감수 능력이 있는 전문투자자가 아닌 일반 투자자에게 은행을 통해 팔리며 문제가 됐다"며 "적금인 줄 알고 가입했다는 고객도 있는 걸 보면 은행들이 소비자 보호에 소홀하지 않았나 싶다"고 지적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등의 주요 은행이 DLF사태로 인해 금융당국의 중징계와 투자자의 불신을 받으며 신뢰도를 하락시킨 데 이어 증권사 또한 이 같은 오류를 범할 수 있어 ‘고위험‧고수익’ 상품 판매에 관한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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