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박은경 기자]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800만 원대로 추락했다. 지난달 새벽녘 한 시간 만에 1000만 원대가 붕괴되며 거론됐던 가상화폐 시대의 몰락 논란이 한달여 만에 재점화됐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한동안 900만원 중반대를 유지하던 비트코인 시세는 지난 23일 오후 9시경부터 100만원 가까이 급락해 25일 870만원대(빗썸 기준)를 유지 중이다.
비트코인의 급락에 대해 상당수 관계자들은 구글의 양자컴퓨터 개발 소식이 업계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구글이 과학 전문지 '네이처'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양자컴퓨터 칩 '시커모어'는 슈퍼컴퓨터로도 1만년이 걸리는 난수 증명 문제 처리를 3분20초 만에 해결했다.
문제는 양자컴퓨터의 뛰어난 연산능력으로 인해 블록체인을 포함한 암호화 체계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함께 나온 것이다.
그러나 관련 업계는 이 같은 주장이 과대평가 된 것이라며 반박했다. IBM 연구진은 블로그를 통해 "해당 난수 증명 문제는 현존하는 슈퍼컴퓨터로도 2.5일 내 처리가 가능하다"면서 구글의 양자컴퓨터 성능이 지나치게 부풀려졌다고 주장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블록체인의 경우 기존 암호화 생태계와는 달리 양자컴퓨터가 특별히 두각을 드러내기 어려운 '해시 연산'이 주를 이룬다는 점도 지적했다.
최근 비트코인 시세 폭락은 지난 23일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서 열린 페이스북 주도 암호화폐 프로젝트 '리브라' 청문회 영향으로 봐야 한다는 블록체인 업계의 주장도 나온 상태다.
한 관계자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가 청문회에 출석해 리브라에 대해 격론을 벌였을 때가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한 시점"이라며 "청문회에서 당국의 리브라 반대 기조를 재확인한 게 시세 하락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넷 매체에는 비트코인의 폭락과 양자컴퓨터를 연관지어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그러나 지난달에 이어 연이은 가상화폐의 폭락은, 가상화폐의 몰락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고, 이에 따른 가상화폐 시장 동향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