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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자산운용, 불법 거래의혹에 이어 ‘환매중단’…6200억 묶였다
라임자산운용, 불법 거래의혹에 이어 ‘환매중단’…6200억 묶였다
  • 박은경 기자
  • 승인 2019.10.10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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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한 은행들도 ‘불똥’…은성수 금융위원장 “시장불안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감시할 것”

[금융소비자뉴스 박은경 기자] 지난 8월부터 불법거래 의혹이 제기 돼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받고 있던 ‘라임자산운용(대표 원종준)’이 6200억원 규모의 펀드 환매를 중단시켰다.

국내 헤지펀드 1위 업체인 라임자산운용은 운용자산을 빠르게 키우는 과정에서 투자자산의 부실 우려를 면밀히 살피지 못한 책임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금융권에서는 ‘제2의 DLF 사태’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나온다.

국내 1위 헤지펀드 운용사인 라임자산운용은 9일 “대체투자펀드 가운데 사모채권이 주로 편입된 ‘플루토 F1 D-1호’에 재간접 투자된 펀드, 전화사채와 신주인권부사채 같은 메자닌이 주로 편입된 ‘테티스 2호’에 재간접 투자된 펀드의 환매를 각각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2개 펀드의 규모는 1조1천억원이며 이 가운데 환매가 중단된 일부 펀드의 설정액은 약 6,200억원이다.

환매가 중단 된 ‘플루토 FI D-1호`가 투자하는 금융상품의 기초자산은 대부분 발행회사와 인수계약을 직접 체결해 편입한 사모 금융상품이며 ‘테티스 2호’는 대부분 코스닥 기업이 발행한 코스닥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투자하는 메자닌 펀드다.

CB는 처음 기업이 발행할 때는 회사채로 발행되나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미리 결정된 조건대로 발행회사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특약이 있는 사채로 채권을 주식으로 바꿔 주가상승에 따른 차익을 볼 수 있다. BW는 발행회사의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사채를 의미한다.

메자닌은 이 같은 CB나 BW 등 주식으로 전환 가능한 채권을 의미하고 있으며 평상시에는 채권이지만 주가가 오르면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어 초과 수익을 누릴 수 있다.

판매한 은행들도 ‘제2의 DLF 사태’ 될라 긴장…은성수 금감원장 “지속 모니터링”

라임측은 이들 펀드의 환매중단조치에 대해 무리하게 자산을 매각할 경우 오히려 금전적 비용이 크게 발생할 수 있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라임 측은 "환매 대응을 위한 유동성 확보 과정에서 오히려 자산의 무리한 저가 매각 등으로 투자 수익률이 저하돼 투자자에게 손실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펀드 가입자 보호를 위해서는 관련 펀드의 환매를 중단하고 편입된 자산을 안전하게 회수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라임자산운용의 이 같은 환매 중단 조치 이후 업계에서는 파장이 커지고 있다. 최근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촉발된 'DLF 사태‘에 이은 대규모 원금손실사태가 발생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라임자산운용은 앞서 지난 2일이 상환일이었던 사모채권펀드 3개에서도 274억원 규모의 상환금 지급 연기가 발생한 바 있으며 엎친 데 덮진 격으로 펀드 수익률 돌려막기 등 불법거래 의혹이 불거져 금감원으로부터 추가조사까지 진행된 바 있어 운용사인 라임측에 대한 불신감은 높아지고 있다.

라임자산운용측은 합리적인 가격 범위 내에서 자산을 최대한 빨리 회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그간 코스닥 시장이 약세를 보인데다 라임측이 투자한 기업 비중이 높은 투자자산을 순조롭게 매각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라임자산운용은 “향후 진행되는 이행 상황에 대해서는 판매사들을 통해 고객분들께 주기적으로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며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철저한 보완 대책을 강구할 것이며 이번 일로 고객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이에 라임운용의 사모펀드를 판매한 판매사들까지 피해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은행들은 '제2의 DLF' 사태가 촉발될 우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라임운용의 운용자산 규모는 총 5조3천700억원으로 이 중 은행에서 라임자산운용의 상품을 판매한 규모는 1조8천200억원이며 이는 전체의 33%에 달하는 수준이다.

금융투자협회

은행들, 이번 환매중단 사태 관련, 라임자산운용의 자산 유동화 상황 파악 중

특히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에서 각각 8천800억원, 4천900억원 규모를 판매해 가장 높은 판매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KEB하나은행도 1천800억원을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은 이번 환매중단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라임자산운용의 자산 유동화 상황에 대해 파악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은행 측은 "펀드 관련 내용을 투자자들에게 신속하고 정확하게 알려주려고 한다"며 "이미 설명자료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안내를 하고 있고 상황에 대한 정보를 파악해서 알려주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다"라고 밝혔다.

신한은행 측은 "라임운용의 사모펀드를 판매한 것은 맞지만 이번에 환매중단된 펀드에 해당하는 것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다만 다른 펀드 투자자들도 불안감이 있을 수 있으므로 해당 부서에서 라임운용 측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이 같은 라임자산운용의 6200억원대 펀드 환매중단 사태가 시장불안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감시하겠다고 밝혔다

은 위원장은 10일 취임 이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파생결합펀드(DLF)와 라임 펀드환매 중단 등 현안에 대한 입장을 내놨다. 

은 위원장은 "라임자산운용 환매연기에 대해서는 금감원을 통해 지속 모니터링하고, 그 과정에서 시장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라임자산운용 원종준대표 ⓒ연합뉴스
라임자산운용 원종준대표 ⓒ연합뉴스

라임자산운용, 급증하는 운용자산 담을 펀드 설정과정서 ‘부실투자’ 생긴 듯

한편 2012년 투자자문업으로 시장에 발을 내민 라임자산운용은 2015년 전문 사모운용사로 전환하며 운용자산규모를 빠르게 키웠다. 고액자산가 및 프라이빗뱅킹 위주로 고객을 모으며 사모운용사로 전환한 지 1년 만에 1조5천억 원의 운용자산을 확보했다. 올해 7월 기준 라임자산운용의 운용자산은 무려 6조 원에 이른다.

라임자산운용이 급격히 늘어나는 운용자산을 담을 펀드를 설정하는 과정에서 ‘부실투자’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투자처가 부족해지자 코스닥기업 위주의 전환사채 등 위험성이 높은 '메자닌'에 투자하면서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다.

메자닌은 건물 1층과 2층 사이에 있는 라운지 공간을 의미하는 이탈리아어로 채권과 주식의 중간 단계에 있는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이번에 라임자산운용이 환매를 중단한 사모펀드 가운데 테티스2호 역시 코스닥기업이 발행한 전환사채를 기초로 두는 펀드에 재간접 형태로 투자된 펀드다. 7월 들어 코스닥시장이 침체되면서 펀드 상환이 어려워진 것으로 알려진다.

한 자산운용업계의 관계자는 “라임자산운용은 주식을 주로 다루는 자산운용사에서 벗어나 중소기업 채권 등 다양한 대체투자로 영역을 넓히며 고성장했지만 그만큼 내부 준법감시 등에 소홀히 하게 되면서 이번 문제가 발생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는 환매 중단 조치와 관련 ”환매 중단은 금감원과 법무법인과 협의해 투자자손실을 줄이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이슈가 생겨서 환매가 중단됐지만 개방형펀드 운용은 평소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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