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박은경 기자]시중은행 직원이 고객 돈 수십억원을 몰래 횡령하다 적발되는 등의 ‘금융사고’가 올 들어 14건이 발생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은행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두터워지고 있다.
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시중은행인 신한·KB국민·우리·하나·SC제일·씨티은행과 국책은행인 KDB산업·IBK기업은행에서 총 14건의 금융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금액은 무려 총 57억원에 달한다.
2015년부터 올해 7월까지 5년 동안 발생한 금융사고는 총 141건으로, 사고금액은 3천152억원에 달한다. 금융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 건 수로 보면, 가장 많은 금융사고가 발생한 곳은 우리은행으로 총 40건이 적발됐다. 사고금액별로는 가장 금액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산업은행으로 1천298억원에 달했다.
금감원 자료에 따른 사고 사례로는, 올 1월 SC제일은행 지점 직원 A씨는 고객 동의 없이 입출금 예금을 인출하거나, 투자상품의 신규거래를 취소하고 신청금액보다 적은 금액으로 다시 가입한 후 차액을 빼돌리는 방식으로 총 8차례에 걸쳐 13억600만원을 횡령한 사실이 적발됐다.
또 다른 사례로 IBK기업은행 소속 직원B씨는 가상화폐 투자 및 생활비 등에 쓰려고 고객의 거치 식 예금을 중도해지하고 인터넷뱅킹 등을 이용해 횡령한 사실이 적발됐다. B씨는 총 10차례에 걸쳐 무려 24억500만원을 횡령했다. IBK기업은행은 올해 5월 B의 횡령사실을 적발하고 금감원에 신고했다.
김병욱 의원은 "금융사고 금액은 작년 상반기 39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57억원으로 늘었다"며 "금융권의 자체 노력과 수사 고발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금융당국이 강력한 제재수단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불거진 DLF‧DLS 사태와 관련 금감원의 중간점검 결과 원금 손실 사태를 유발한 근본적인 원인이 은행 내부 통제 시스템 미작동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은행에 대한 고객들의 불신감은 극에 달했다. 이에 더불어 이날 은행 직원의 고객 횡령 등의 금융사고가 밝혀지면서 ‘은행 불신’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