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박도윤 기자] LG화학이 미국서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특허침해 추가소송을 제기, 두 재벌 계열사간의 배터리전쟁은 확전에 장기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LG화학은 미국 ITC와 델라웨어주 연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과 SK이노베이션 전지사업 미국법인(Battery America)을 특허침해로 제소했다고 27일 밝혔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지난 4월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 별개로 특허침해 소송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주 연방지방법원에 추가로 제기했다. 최근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을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한 데 대한 맞대응 차원으로 보인다.
LG화학은 ITC에 2차전지 핵심소재 관련 특허를 침해한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셀, 모듈, 팩, 소재, 부품 등의 미국 내 수입 전면 금지를 요청하고 델라웨어 연방지방법원에는 특허침해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LG화학은 “미국에서 판매 중인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가 탑재된 차량을 분석한 결과 자사의 2차전지 핵심 소재인 SRS® 미국특허 3건, 양극재 미국특허 2건 등 총 5건을 심각하게 침해해 부당 이득을 챙기고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 특허들은 ‘원천특허’에 해당해 사실상 회피 설계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LG화학은 지난 4월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핵심 인력을 빼가 영업 비밀을 침해했다며 ITC와 델라웨어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6월 LG화학을 상대로 하는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으로 대응했고 이달 초 특허침해 소송을 미 ITC와 연방법원에 제출했다.
두 회사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회동, 양측이 타협점을 모색해 배터리전쟁을 끝낼 수 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으나 이번에 LG화학이 추가소송을 제기, 확전의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이에 따라 양사 간의 배터리 특허소송으로 비롯된 갈등의 골은 한층 깊어질 전망이다.
지난 16일엔 LG화학 신학철 부회장과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사장이 회동을 했지만 입장차를 확인하는 데 그쳤다. 회동 이튿날인 17일 경찰의 SK이노베이션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지면서 LG화학이 지난 5월 SK이노베이션을 산업기술 유출 방지 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경찰에 형사 고소했었다는 사실까지 추가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