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박은경 기자] KT 황창규 회장의 ‘정치권 로비 의혹’과 관련해 수사 중인 경찰이 KT 분당 본사와 광화문지사를 압수수색했다.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는 24일 경기 성남시 소재 KT 본사와 서울 종로구 광화문지사에 수사관들을 보내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7월15일과 16일 두 차례 본사와 광화문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한데 이어 세 번 째로 자료 확보에 나선 것이다.
경찰은 KT 황창규 회장이 전직 정치인 등 정·관계 인사들을 경영고문으로 선임해 자문료 등의 명목으로 수십억원에 달하는 보수를 지급하고 로비에 활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앞서 3월 24일 KT새노조 등은 황 회장을 특정경제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업무상배임) 및 뇌물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서울중앙지검 조사2부(부장검사 이영남)로부터 해당 사건을 지휘 받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고발당시 노조는 황 회장의 로비의혹을 제기하며 "황 회장이 취임 이후 전직 정치인 등 권력 주변 인물 14명을 경영고문으로 위촉해, 자문료 명목으로 월 400만~1300여만원의 보수를 지급해 총 20억원을 지출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KT는 정관계 인사 14명을 2014~2019년 고문으로 위촉하고 자문료 명목의 보수를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문들 중에는 전직 국회의원, 의원 비서관,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 경찰 관계자 등이 포함돼있다.
경찰은 황창규 KT 회장을 조만간 소환해 조사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황 회장 측과 출석일자를 조율하고 있다"며 "10월 중순쯤 소환 조사한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고문으로 선임됐던 정·관계 인사들을 대면 조사했고, 지난 17일 황 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KT 김인회 경영기획 부문장(사장)과 구현모 커스터머 앤드 미디어(Customer&Media) 부문장(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들은 황창규 회장의 비서실장 출신이자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은 이들에게서 황 회장이 정·관계 인사들을 고문으로 선임한 경위와 보고 체계 등을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입건된 피의자는 황 회장 1명으로 파악됐다. 수사과정에서 다른 관련자들이 피의자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까지는 황 회장이 유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