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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당초 DLF는 '사기성' 구조…은행판매로 투자자만 '골탕'
애당초 DLF는 '사기성' 구조…은행판매로 투자자만 '골탕'
  • 임동욱 기자
  • 승인 2019.09.23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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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은 고작 4%인데 손실구간 땐 100% 손실은 형평성 어긋난 사기성 구조
은행 판매가 '잘못'…DLF 투자자들, 독일 채권금리 손실구간 머물러 '속앓이'
▲우리은행 판매 DLF투자자들이 우리은행 위례신도시점을 방문해 불완전판매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은행 판매 DLF투자자들이 우리은행 위례신도시점을 방문해 불완전판매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소비자뉴스 임동욱 기자] 최근 불완전 판매 논란을 빚고 있는 독일·영국 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S·DLF)은 구조적으로 사기성을 안고 있어 애당초 은행들이 이 고위험 파생상품을 취급하지 않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파생결합상품 피해구제 토론회’에서 토론참석 전문가들은 DLF는 위험에 비해 수익이 너무 낮다는 점에서 설계에서 사기성을 안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상품 구조상 금리가 수익 구간이어도 수익은 4% 수준이지만, 손실 구간 진입 시에는 손실이 100%까지 치솟을 수 있어 애초에 형평성이 맞지 않은 사기성 상품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대순 키코 공동대책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논란이 된 DLS 문제는 하이리스크 로우리턴 구조로 경제학적으로 불가능한 상품”이라며 “고객이 은행과 사실상 옵션이 거래되는 ‘내기’를 하게 됐는데도 내기 조건인 옵션 가치가 달랐다. 일방적으로 고객이 불리한 내기를 하게 된 상황인데 일종의 금융사기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 등은 투자자들이 원금 손실을 배상받기 위해서는 해당 DLS·DLF 상품이 애당초 ‘사기’라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최근 조남희 금융소비자보호원장도 은행들이 불완전판매소송에서 민형사상 책임 없다는 주장에 대비하기 위해 만기 시 돈을 찾을 때 은행에 내용증명을 보내 관련 증빙서류를 요구해 받아둘 것을 권했다.

이 위원장은 사기판매에 따른 피해를 구제받기위해서는 금융감독원 분쟁조정 절차를 추천했다. 그는 금감원 분쟁조정은 짧은 기간에 저비용으로 증거를 수집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분쟁조정 기간동안 확보한 자료를 추후 소송 진행시에도 증거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이어  “금감원 분쟁조정 절차가 시작되면 은행들로부터 관련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개인 자격으로 민사소송에 나설 때보다 수월하다”며 “조정안이 나올 때까지 언론과 업계의 주목을 받게 된다는 점도 은행들에는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토론회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국내 은행권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에 대한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 결과를 대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며 “아울러 집단소송제, 금융소비자들의 손실 입증 완화 등을 담은 금융소비자보호법도 조속히 개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키코 공대위는 이번 DLS 사태로 피해를 입은 피해자 구제 연대체를 만든다. 과거 키코(KIKO) 사태를 경험한 전문가들을 자문역으로 참가시키고 이르면 이번 주부터 고소인단을 모집할 계획이다.

한편 우리은행 등이 판매한 DLF에 투자한 많은 투자자들은 그동안 독일 10년물 국채금리가 반등세로 돌아서면서 손실 폭을 다소 덜게됐으나 아직은 금리가 여전히  손실구간에 머물러 있어 큰 피해로 속을 태우고 있다.

독일 DLF의 기초자산이 되는 10년물 국채(2029년 2월분) 금리는 지난 18일 –0.551%로 거래를 마쳤다. 그동안 미·중 무역분쟁이 해결될 조짐을 보이고 ECB(유럽중앙은행)의 경기부양책과 독일 정부의 재정확대 계획으로 약간 반등세를 보였으나 여전히 낮은 수주매우 낮은 수준이다.이는 DLF의 투자 원금 회복을 위한 독일 10년물 국채금리 마지노선이 –0.25% 수준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DLF투자자들은 아직은 손실구간을 벗어나지 못해 원금회복이 막막한 상태다. 지난 8월 중순 –0.70%대까지 떨어졌던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는 ECB 경기부양책에 따른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한 달 새 소폭 복구해 현재 0.45~-0.50% 구간을 맴돌고 있다.

독일 채권금리 채권금리 상승으로 원금을 몽땅 날릴 위기에서 어느 정도 원금을 회수해 기사회생한 투자자들은 독일 채권금리상승세가 지속돼 원금을 모두 회복할 것을 원하고 있으나 당분간 금리가 이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수준으로 움직일는지는 미지수다. 우리은행은 지난 19일 만기가 도래한 독일 국채금리 연계 DLF 상품의 원금손실율을 60.01%로 최종 확정한 바 있다.

증권사 연구원들은 손실이 발생한 상태인 현 금리수준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다소 어두운 전망을 내리고 있다. IBK투자증권 김지나 연구원은 “지난주 금리 상승은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감과 미국 소매판매 지표 호조 등이 겹쳤기 때문”이라며 “하방 위험을 제거했기 때문에 촉발된 것도 아니기에 결국 글로벌 금리의 추세가 바뀔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키움증권 안예하 연구원도 “유럽중앙은행(ECB)의 경기부양책으로 경기 회복 기대감이 높아져 금리가 오르고 있지만 일시적일 것”이라며 “다만 독일 국채 금리는 손실 구간인 -0.7%까지 다시 내려가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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