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 하느냐는 지지율을 볼 수밖에 없다. 지지율이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지지율에 목을 맨다. 지지율이 높으면 안도하고, 내려가면 불안한 게 인지상정이다. 세계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다. 일본 같은 경우 지지율이 떨어지면 내각 총사퇴를 하기도 한다. 대통령제 아래서도 지지율은 총선에 결정적 영향을 준다. 인기 없는 여당에 표를 몰아줄 리 없어서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40%도 위협받고 있다. 20일 발표한 갤럽 여론조사 결과가 그랬다. 한국갤럽이 지난 17∼19일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문 대통령이 직무 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는 추석 전인 9월 1주보다 3%포인트 떨어진 40%로 나타났다. 19대 대통령선거 득표율(41.1%)보다도 아래로 내려간 셈이다.
부정 평가는 4%포인트 오른 53%였다. 의견 유보는 7%로 조사됐다. 지금까지 갤럽 조사로 긍정 평가는 취임 후 최저치, 부정 평가는 최고치를 기록했다. 과거 긍정 평가 최저치는 4월 1주 조사 때의 41%였고, 부정 평가 최고치는 4월 1주와 9월 1주의 49%였다. 긍정과 부정의 격차는 13%포인트나 났다. 이런 추세는 앞으로 더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조국 법무부 장관의 적절성을 두곤 ‘적절하다’는 답변은 36%인데 비해 ‘적절하지 않다’는 답변은 54%였다. 30대에선 적절하다는 응답자(52%)가 많았고 다른 연령대에선 ‘적절하지 않다’는 답변이 과반이었다. 8월 말 조사와 비교하면 ‘적절하다’는 답변이 9% 포인트 늘었는데 주로 지지층 결집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긍정평가자(46%→81%), 민주당 지지층(50%→72%) 등의 추세다.
대통령 지지율이 이처럼 떨어진 것은 조국 사태와 무관치 않다. 조국이 싫으니까 괜스레 문 대통령도 미워진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조국 피로증이 대통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할까. 조국이 법무장관에 앉아 있는 한 지지율 상승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 조국 반대 움직임이 더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도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에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문 대통령은 콘크리트 지지층을 자랑해 왔다. 그러나 갤럽 조사로 그것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이런 추세가 굳어질 경우 대선 때부터 줄곧 문 대통령을 지지해 온 '콘크리트 지지층'이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청와대가 바짝 신경을 쓰는 대목이기도 하다.
조국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 역시 계속 진행되고 있는 만큼 자칫 조만간 지지율 40% 선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다음 주가 고비다. 지금까지 어떤 조사에서도 40% 이하로 떨어진 적은 없었다. 그러나 이번은 분명 다르다. 국민들의 분노가 점점 커지고 있어서다. 만약 정경심 교수가 구속이라도 된다면 걷잡을 수 없이 떨어질 수 있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의 안일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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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