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박도윤 기자] 국내수입자동차시장에서 일본차의 인기가 급추락하면서 점차 설 땅을 잃어가고 있다. 일본제품 불매여파로 일본차가 수직적 판매감소를 보이고 있는데 더해 제작결함까지 발견되면서 당분간 국내수입자동차시장에서 봇짐을 쌀 위기로 몰리고 있다.
20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수입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일본 자동차 브랜드 판매량이 전년보다 56.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7월부터 이어진 일본 불매운동 여파가 본격화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3개월간 일본차 월별 판매량을 보면 올 6월 3946대였으나 한·일 경제갈등이 불거진 지난엔 7월 2674대로 감소한데 이어 8월엔 6월의 절반수준에도 못미치는 1398대에 그쳤다.
브랜드별로 도요타 542대로 59.1% 줄었다. 혼다(138대)는 80.9%, 닛산(58대)은 87.4%, 닛산차의 고급 브랜드 인피니티(57대)도 68.0% 감소했다. 일본 브랜드 중에선 도요타차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603대)만 전년보다 7.7% 늘었다. 일본 브랜드 판매 급감에 전체 수입차 판매량도 1만9926대로 전년보다 4.6% 줄었다.
일본제품 불매운동 여파에도 유일하게 판매증가를 보여 소비자들의 인기가 여전한 렉서스 ES300h'의 브레이크 관련 결함이 발견돼 인기에 급제동이 걸리면서 앞으로 판매량이 급감할 전망이다.
일본차 판매감소가 국산차 반사이익으로 돌아오지는 않았다. 전년보다 6.5% 줄어든 11만7018대 판매에 그쳤다. 현대차(005380)와 기아차(000270), 한국GM, 쌍용차(003620) 판매량 모두 전년보다 줄었다. QM6를 앞세운 르노삼성만 전년보다 9.3% 증가했다.
불매운동 와중에 일본차 품질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 무더기 리콜사태까지 빚어지면서 일본차의 신뢰도는 급추락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9일 한국토요타자동차, 한국닛산,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등이 수입 판매한 37개 차종 9272대에서 제작 결함을 확인하고 리콜 조치를 결정했다. 혼다와 토요타, 기아자동차가 제작한 4개 차종 4만6920대는 시정조치와 함께 과징금 44억원이 부과된다.
국토부에 따르면 토요타가 수입·판매한 '렉서스 ES300h' 등 8개 차종 1207대에서 브레이크 관련 결함이 발견됐다. 제동 장치 결함으로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제동거리가 늘어나고 안전성 제어장치(VSC)가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확인돼 리콜 결정이 내려졌다.
특히 일본차 중 유일하게 렉서스가 친환경 하이브리드 차량 ES300h를 앞세워 전년 동기 대비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이번 국토부 조사 결과 해당 차량에서 브레이크 관련 결함이 발견되면서 이같은 인기가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토요타 '캠리' 등 2개 차종 6536대에서는 조수석 승객 감지 시스템 설정 오류가 발견돼 에어백이 작동해야 될 상황에서 조수석에 있는 에어백이 터지지 않아 탑승자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토요타 '프리우스 C' 124대에서는 내부 기판 납땜 불량으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정지해 차량이 정상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해당 모델 대상으로 렉서스·토요타 공식 딜러 서비스센터에서 무상 수리를 진행하고 있다. 닛산 '큐브' 5440대는 전압을 분배 제어하는 지능형 전력분배모듈(IPDM) 제조 불량으로 회로단락, 화재 발생 등의 위험을 안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국토부는 일본이 지난 6월부터 해당 차량의 리콜에 착수하자 제작결함조사를 거쳐 이번에 리콜조치를 제작사에 통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