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박은경 기자]국세청은 악의적이고 지능적인 방법으로 탈세하는 고액 자산가와 30세 이하 무직자 및 미성년자 갑부 등 219명에 대해 고강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19일 기업 사주일가를 포함한 고액 자산가 중에서 악의적이고 교묘한 수법으로 세금을 탈루한 219명에 대해 전국 동시 세무조사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주로 해외법인 투자 등을 명목으로 자산을 해외로 빼돌리거나 고가 부동산, 미술품, 골드바 등 다양한 투자 수단을 활용해 편법으로 어린 자녀에게 부를 물려준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조사대상자 219명은 총 9조2000억원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1인당 평균 419억원을 보유하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중 고액 자산가와 부동산 재벌은 72명으로, 이들은 2012년 3조7000억원이던 재산이 2018년 7조5000억원으로 약 2배나 증가했다.
미성년·연소자(20대~30대) 자산가는 147명으로 확인됐으며 이 가운데 가장 어린 나이는 5세였다. 미성년·연소자 147명과 그 일가 재산은 2012년 8000억원에서 2018년 1조6000억원으로 2배나 증가했다. 이 가운데 미성년·연소자의 평균 보유자산은 44억원에 달했다.
탈세 사례로 살펴보면 20대 초반 자녀가 상가건물 여러 채를 보유하면서도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거나 성형외과 의사가 미취학 자녀 명의로 금융상품에 투자하며 편법으로 증여하는 사례 등이 적발됐다.
또 사주일가가 자신이 소유한 법인회사에 부를 이전하기 위해 끼워넣기 거래를 함으로써 이른바 '통행세'를 걷거나, 부당한 내부거래 등을 통해 기업 경쟁력을 훼손한 유형도 있었다.
국세청은 이들 중 일부가 해외 현지법인 투자나 차명회사를 이용해 회사 자산을 교묘히 빼돌리고 미술품, 골드바 등의 자산을 활용해 기업자금을 유출함으로써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해쳤다고 전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일부 기업 사주 등 고액 자산가는 사익 편취를 목적으로 기업 경쟁력을 훼손하면서까지 탈세를 하고 있으며 상당수는 세법망을 피한 '땅굴파기'(Tunneling) 등을 통해 기업의 자금과 사업 기회를 빼돌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땅굴파기는 눈에 띄지 않게 땅굴을 파는 것처럼 회사의 이익을 사주일가 등 지배주주가 은밀하게 빼돌린다는 뜻이다.
국세청은 과거에는 탈세 수법이 단순한 매출누락이나 가공원가 계상, 법인카드 사적사용 등 1차적 자본거래에 머물렀다면 최근에는 파상 생품 거래 등 복잡하고 다양한 거래구조를 설계하는 등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준오 국세청 조사국장은 탈세혐의가 밝혀질 경우 엄중한 처리를 약속했다. "조사를 통해 탈세 사실이 확인될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끝까지 추적·과세하고, 세법 질서에 반하는 고의적 악의적 탈루행위에 대해서는 검찰에 고발하는 등 엄중 처리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