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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위기의 LG그룹(1) 주력기업 실적 악화 속 흔들리는 '구광모 리더십'
[기획] 위기의 LG그룹(1) 주력기업 실적 악화 속 흔들리는 '구광모 리더십'
  • 강승조 기자
  • 승인 2019.09.17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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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세재판,건조기 논란 등 '악재'에 LG디스플레이 CEO 전격 교체...취임 1년여 만에 具회장 경영능력 심판대에
▲구광모 LG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LG그룹 '구광모 체제'가 출범 1년여 만에 크게 흔들리고 있다. 국내 10대 그룹 중 최초로 4세대 경영체제를 구축한 LG그룹은 구 회장 취임 후 '안정 속 변화’를 선택하면서 순항하는 듯 했다. 비주력사업을 정리하고 새로운 먹거리에 적극 투자하는가 하면 외부에서 인재를 잇따라 영입하면서 순혈주의를 깨는 과감성을 보였다. 그러나 긍정적 변화는 딱 여기까지였다. 올들어 악재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면서 구 회장의 경영능력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주력기업인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실적이 악화된 가운데 건조기 논란으로 '가전 명가'의 명성에 금이 가는가 하면 탈세재판까지 받고 있다. 기업 안팎으로 '내우외환'에 시달리는 셈이다. <편집자주>

[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기자] LG 그룹 구광모 회장이 16일 올 2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한 LG디스플레이 CEO를 전격적으로 교체하면서 재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회장이 임기를 1년 반가량 남겨두고 지난 16일 물러났다. 후임에는 정호영 LG화학 사장이 선임됐다. 한 부회장은 2018년 LG디스플레이 실적이 둔화하자 연말 정기인사에서 교체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유임되면서 한 차례 기회를 얻었는데 LG디스플레이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자 전격 교체된 것으로 파악된다.

LG그룹에서 정기 임원인사와 별도로 임기를 다하지 않은 대표이사 인사가 이뤄지는 일은 극히 이례적이어서 그만큼 경영이 어렵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LG디스플레이는 구 회장 취임 이후 실적 악화를 겪으면서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고 있어 반전 계기 마련에 고심해 왔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 3687억원, 매출 5조353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영업손실은 61.6% 늘었으며 매출은 5% 감소했다. 이번 실적은 지난 1분기 영업손실 1320억원, 매출 5조8788억원 보다 악화됐다. 또 2분기 증권가 실적예상치(컨센서스)인 영업손실 2846억원, 매출 5조 9355억원보다도 더 나쁜 수준이다. 예상보다 적자폭은 커지고, 매출은 더 위축된 것이다.

`실적 악화` LG디스플레이 CEO 전격 교체...희망퇴직 돌입 등 '구조조정' 돌입

LG디스플레이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매해 1조원 이상 영업이익을 기록해온 LG그룹의 대표적인 ‘캐시카우’이다. 그러나 구 회장이 취임한 지난해부터는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영업이익 928억원, 매출 24조3365억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2017년보다 각각 96.2%, 12.4% 줄어든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희망퇴직과 임원 축소 등을 통한 '조직 다이어트'에 나섰다.

LG디스플레이는 17일부터 직원들을 대상으로 경영 환경 설명회를 열고 희망퇴직에 대해 안내하고 있다. 희망퇴직 대상은 근속 5년 차 이상의 기능직(생산직)이다. 희망 퇴직자에게는 지난해와 동일하게 고정급여의 36회치를 퇴직 위로금으로 지급한다. 23일부터 3주 간 희망자를 접수하고 다음 달 말까지 희망퇴직을 완료할 예정이다.

내리막에 접어든 LCD(액정표시장치) 사업 인력을 중심으로 추가 구조조정도 예고됐다. 회사 측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로의 전환 가속화를 고려해 LCD 인력을 중심으로 사무직에 대해서도 희망퇴직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는 또한 임원·담당 조직 축소를 골자로 하는 조기 조직개편도 실시한다. 경영의 속도감을 높이고 사업별 책임 경영체제를 강화한다는 목표다.

LG전자 2분기 영업익 15% 감소…具 회장 취임 후 집중투자했으나 실적은 부진

그룹 주력기업인 LG전자의 형편도 어렵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과 TV사업이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2분기에 기대에 못미치는 실적을 거뒀다.

LG전자는 올 2분기 매출 15조6292억원, 영업이익 652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15조194억원)에 비해 4.1%, 전분기(14조9151억원)보다도 4.8% 늘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7710억원)에 비해 15.4%, 전분기(9006억원)보다는 27.6%나 줄어들었다. 특히 TV 등을 맡은 HE(홈엔터테인먼트)는 영업이익 2056억원을 올려 흑자폭이 큰 폭으로 줄었으며 스마트폰 부문은 313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구 회장의 취임 후 미래 사업 육성을 위해 집중적으로 투자를 확대한 곳이다. 구 회장은 인공지능(AI), 전장사업, OLED, 로봇 등을 미래 먹거리로 지목하고 여기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왔다. LG전자는 그동안 오스트리아 자동차 조명기업인 ZKW와 로보스타, 로보티즈, 엔젤로보틱스 등 10여건의 크고 작은 M&A를 진행했다.

또 LG디스플레이는 최근 경기도 파주 P10공장에 3조원을 투자해 10.5세대 OLED 생산시설을 확대하기로 했다. 구 회장은 지난해 취임 직후 첫 대외 활동으로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해 투명 플렉시블 OLED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주요 신기술들을 살펴보기도 했다.

이같은 과감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2분기 전자 계열사 실적이 동반 부진에 빠지면서 구 회장의 경영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 지난해 9월 서울시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한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연구원과 함께 '투명 플렉시블 OLED'를 살펴보고 있다.[사진제공=LG그룹]

구광모 화났나?...회장 취임 후 경쟁사와 전면전 이어 비방-출혈경쟁 등 '좌충우돌'

‘인화’의 아이콘으로 불리던 LG그룹은 구 회장 취임 이후 경쟁사와 전면전은 물론 비방, 출혈경쟁 등 '좌충우돌'식 공격적 행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 6일(현지시간)부터 11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9에서 LG전자와 삼성전자의 8K TV 경쟁은 세간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특히 LG전자가 삼성전자의 QLED 8K TV에 대해 국제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진정한 8K가 아니라고 비방에 나서면서 갈등은 심화됐다.

이정석 LG전자 HE마케팅커뮤니케이션담당(상무)는 지난 8일(현지시간) ”LG 나노셀 8K TV의 화질 선명는 90%인 반면, 삼성 QLED 8K TV의 화질 선명도는 12%로 나왔다”며 “픽셀 수(7680×4320)에서는 8K가 맞지만 해상도 기준으로는 진짜 8K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국내 온에어 광고에서도 QLED를 직접 언급하며, LG의 OLED를 따라올 수 없다는 내용을 담았다.

LG가 이처럼 국내외 공개적으로 삼성을 직접 거론하며 비판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글로벌 TV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LG전자가 OLED TV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한 적기로 IFA를 선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부 언론에 따르면 LG 고위 임원의 주도 하에 삼성의 QLED TV를 저격하기 위해 6개월 전부터 ‘네거티브 TF’를 운영해온 것으로도 알려졌다. 다만 이에 대해 LG관계자는 "TF 운영은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이다.

LG 주력 계열사들 공격 경영 전환...具 회장 취임 후 LG 최악의 경영 '비상사태' 반증

LG유플러스도 5G 상용화 이후 점유율 30%를 목표로 경쟁사와 진흙탕 마케팅 경쟁을 펼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5G 속도 1위라는 광고를 내걸고 경쟁사들을 자극했다. 이는 5G 가입자 유치를 위한 단말기 불법보조금 경쟁으로 이어졌다. 고착화된 무선통신 시장을 탈피하기 위한 LG유플러스의 과감한 결단이었지만, ‘도 넘은 노이즈 마케팅’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최근 영업비밀 침해, 배터리 특허 등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사이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가운데, 이 전쟁에 칼을 빼든 것도 LG화학이다. LG화학은 지난 4월 SK이노베이션이 2017년부터 2년간 76명의 핵심 인력 빼가기를 통해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미국 ITC(국제무역위원회)와 지방법원에 제소한 바 있다. 이후 양사는 10여 차례 입장문을 통해 자사의 입장을 밝히는 한편, 상대방 공격에 나섰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지난 3일 미국 연방법원에 소장을 제출하면서 두 건의 특허가 침해당했다고 명시했다.

이처럼 LG의 주력 계열사들이 공격적인 태세로 전환하는 데는 구 회장 취임 이후 그룹 내 방향성이 바뀐 것 주효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LG는 최근 ‘실리’를 앞세우고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적이 부진하거나 방향성에 맞지 않는 사업은 정리하는 등 선택과 집중 전략을 취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구광모 회장이 5G·AI·IoT 등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전환하는 과도기적인 시점에서, 사업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LG의 경영환경이 최대의 비상사태를 맞은 것 같다"면서 "전쟁 중 장수를 교체한 성과가 나타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지만 OLED 중심의 사업 개편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구 회장이 경영능력이 본격적인 심판대에 오를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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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리 2019-09-18 10:40:28
이래저래 고민이 많으시겠습니다! 만,,,그 중 제일 먼저 처리해주실건 건조기 아니겠습니까!! 저희가정도 더비싼 돈주고 자동세척 된다는 광고보고 엘지 건조기 구입하여 고민이 많습니다ㅠㅠ 부디 소비자에게 감동으로 보답하겠다시던 그 감동 생각하셔서 건조기 환불해주시어 저희가정에 평화를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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